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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기억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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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위 May 01. 2023

자소설을 쓰다가 에세이 쓰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상을 타기 위해 글쓰기를 했다. 심사위원의 맘에 드는 주제를 골랐다. 첫 문단을 고심하고 마지막에 감동을 주는 글을 쓰고 싶었다. 그렇게 큰 대회에 나가서 상을 탔던 경험이 있고 자연스럽게 글쓰기에 두려움이 없는 편이었다. 다만 20대에는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솔직하지 못하는 글을 쓰는 게 두려웠다.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이기는 하지만 20대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글을 쓰지 않았다. 글 쓰는 사람들의 이상한 우월감, 포용 없음을 보았다. 하지만 1년 전부터 무언가 달라졌다. 마음속에 알 수 없는 심상들이 떠돌아다녔다. 떠돌아다니는 심상을 언젠가 풀어낼 날들을 기다리며 메모에 이것저것을 적어 놓았다. 그렇게 1년의 시간이 흘렀다.


  취업 준비 중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자기소개서를 써야 하는 건지 막막했다. 인생을 연도별로 나눠봤다. 연도 별로 나눠도 막막하다. 지금 내 나이는 30살이고 인턴과 수많은 아르바이트들, 교육을 수강했던 기록이 있다. 지원 동기? 나의 장단점?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 성취해 본 일? 일련의 문항을 적다 보니 회사가 원하는 답변이 아닌 진심이 담긴 글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진심으로 이 일을 하고 싶은 건가? 그래... 일단 나를 알아야 프레임도 만들어 내지.라는 생각으로 하루종일 글을 썼다. 그러다 보니 글을 잘 쓰고 싶어 졌다.


  자기소개서는 자기소개서고 무언가 글로 풀어내야 할 때임을 스스로 직감했다. 구글에 에세이 수업이라고 쳐봤다. 나도 참 교육 이런 거 듣는 거 좋아한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게 즐겁다. 스토리지북앤필름 블로그를 발견했다. 며칠간 블로그를 들락날락 거리며 프로그램을 들어야 하나 고민했다. 에세이 쓰기는 혼자 할 수 있지 않을까. 굳이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해야 할까.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을 만난다는 게 두렵기도 했다. 무엇을 시작하기 전에는 항상 이유 없는 두려움이 찾아온다. 이런 프로그램에는 멋진 사람들만 오는 거 아닐까 하면서 작아지기도 했다.


  2023년 2월 15일 수요일 오후 7시 30분 서울특별시 용산구 두텁바위로 94-1 1층 스토리지북앤필름 후암점, 첫 주 에세이 수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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