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변에는 낯선 길을 가려는 사람들이 많다. 낯선 길이라 함은 주변 레퍼런스가 적은 자신만의 길 말이다. 많은 이들이 아는 안전한 길을 더 불안해한다. 그래서 그런지 주변에는 안정감보다는 불안감과 두려움, 설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자신의 기질과 세상의 시스템을 맞춰가려는 사람들이다.
우리들이 원하는 것과 사회에서의 잘 사는 것에 대한 괴리감은 참 크다. 여전히 기성세대와의 갈등은 피할 수 없고 대다수의 선택을 바라보며 소수인 우리들은 자기만의 방에서 자기만의 시간 속에서 내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나와 비슷한 사람은 어디 없나 하며 어떤 무리를 찾아다닌다.
우리의 실패는 주변의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증명하게 되기에 매일매일을 발버둥 친다. ‘거봐 내 말이 맞잖아’. 나의 발버둥은 어떤 형태의 복수감이다. 나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미움. 그들에게도 인정받고 싶다는 인정 욕구 따위들의 것들. 알량한 자존심과 스스로에 대한 소갈딱지 같은 자애심은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일상의 발버둥으로 나타난다. 무엇을 증명하기 위해서 그토록 애썼나. 모진 말에 더 가치를 더해준 나의 기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나의 오만.
앞으로 우리의 발버둥은 다른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함이 아니라 오로지 나를 살리기 위한 발버둥이였으면 좋겠다. 우리가 가려는 길의 끝에 아무것도 없더라도 삶은 무용하지 않았었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낯섦은 누군가의 익숙함이니 혼자가 아니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딘가에는 나와 같이 낯선 길을 걷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머릿결을 포함한 온몸의 살결에 쉽게 지워지지 않을 외로움의 잔재가 묻어 있었다. 오고 간 대화 속에서 서로의 비슷한 모습을 발견했다. 외로움을 느꼈던 지난날들이 온 살결의 미세한 세포를 통해 씻겨 내려간다. 함께 하는 것의 진정한 가치란 이런 것일까. 잘 만들어진 라떼 거품처럼 가볍지만 단단한 우리의 유대감이 오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