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르베다 – 인도의 전통 의학과 그 철학

by 형형색색

‘몸이 보내는 신호를 들은 적 있나요?’

저는 인도에서 아유르베다를 처음 접했을 때,

이 질문 하나로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인도의 전통 의학인 아유르베다(Ayurveda)는

단순한 치료법이 아닙니다.

이 철학은 오히려 몸과 마음, 나아가 삶 전체를

어떻게 바라볼지를 묻습니다.


생명을 위한 지혜에서 출발하다

아유르베다는 산스크리트어로

‘Ayus(생명)’ + ‘Veda(지식)’를 뜻합니다.

그러니까, ‘삶의 지혜’ 혹은 ‘생명을 위한 과학’이죠.

그 기원은 5천 년 전 인도 고대 문헌인 베다에 담겨 있고,

한때는 왕실에서 전담 의사들이 이 지식을

가문 대대로 이어 내려오며 다뤘습니다.

그 중심에는 인간을 자연과 연결된 존재로 보는 시선이 있습니다.

몸은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

우주와 공기, 계절, 감정과 흐름 속에 있다는 관점이죠.


도샤(Dosha), 나를 이루는 세 가지 에너지

아유르베다는 ‘도샤’라는 세 가지 생명 에너지를 기준으로

사람의 체질을 구분합니다.

바타(Vata): 공기와 에테르. 움직임, 말, 생각을 담당.

피타(Pitta): 불과 물. 소화, 지적 능력, 열정과 관련.

카파(Kapha): 물과 흙. 안정감, 보존력, 육체적 강함.

각 사람은 이 도샤의 비율이 다르고,

삶의 균형은 이 세 가지 에너지의 조화에 달려 있습니다.

저는 바타가 강한 체질이라는 진단을 받았는데,

정말 그런가? 싶다가도

늘 생각이 많고 불안정한 나를 떠올리니 고개가 끄덕여지더군요.


치료가 아닌 회복 – 몸의 균형을 되찾는 길

아유르베다의 핵심은

‘어디가 아프냐’가 아니라 ‘왜 그렇게 됐는가’입니다.

즉, 증상만 없애는 것이 아니라

삶의 흐름을 되돌아보고,

무너진 균형을 회복하는 것을 중요시합니다.

그래서 치료도 다양합니다.

오일 마사지(아비앙가): 몸속 독소를 배출하고 신경을 안정시킴

식이요법: 개인 체질에 따라 맞춤식 조리법을 제안

요가와 명상: 마음의 흐름을 바로잡는 보완 치료

제가 다녀온 케랄라의 한 아유르베다 센터에서는

진단부터 식사, 수면 시간까지 전부 ‘나’에게 맞추어 조율해줬고,

무엇보다 “몸은 항상 말하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해줬습니다.


현대에서도 살아 있는 철학

아유르베다는 최근에는 웰니스 트렌드와 만나

전 세계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스트레스, 불면, 소화장애 같은 만성 문제에

대체 의학으로 적용되며

의학적 접근이 아닌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물론 서양의학과는 다르게

정량화가 어렵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럼에도 아유르베다는

‘자기 몸을 안다는 것’,

‘몸과 마음이 연결돼 있다는 감각’을 회복시키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지금 나를 돌보는 방식으로

이제는 아침마다 따뜻한 물을 마시고,

한 번쯤 내 몸의 피로와 대화를 나눕니다.

무엇이 과하고,

무엇이 비워져야 하는지를 살피는 연습.

아유르베다는 단지 병을 치료하는 체계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살아 있음을 알아차리는

매우 조용하고도 온화한 철학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건,

한 번쯤은 우리 모두가 귀 기울여야 할 이야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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