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전통 가족제도와 노년층 부양 문화

by 형형색색

인도에서 노년층 부양을 이야기하려면, 먼저 ‘조인트 패밀리(joint family)’라는 전통 가족제도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 집안에 부모, 자녀, 손자, 심지어 사촌과 그 배우자까지 세대가 함께 사는 형태죠. 마치 대가족 드라마 속 한 장면처럼, 하루 세 끼를 함께하고 집안의 경사와 슬픔을 나누는 문화입니다.


이 구조의 핵심은 ‘부모 부양’이 의무라는 인식입니다. 인도에서는 부모가 나이 들어 병들거나 경제활동을 못 하게 되었을 때, 자녀가 그 생활비와 돌봄을 책임지는 것이 사회적 통념입니다. 법적으로도 이를 강제하는 ‘부모 부양법(Maintenance and Welfare of Parents and Senior Citizens Act, 2007)’이 존재해, 자녀가 부양을 거부할 경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는 장남 부부가 부모와 함께 살며 집안을 이끌고, 다른 자녀들은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도시화와 핵가족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 전통은 흔들리고 있습니다. 대도시의 직장 환경, 주거 공간 제약, 생활 방식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부모와 자녀가 떨어져 사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 노년층의 사회적 안전망은 여전히 가족이 중심입니다. 일본이나 서구권처럼 국가 복지 제도가 촘촘하지 않기 때문에, 가족 관계가 곧 ‘연금’이자 ‘보험’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부모와 자녀가 같은 마을, 같은 집에서 사는 것이 여전히 일반적이고, 노부모의 생활비와 병원비는 가족이 함께 분담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부양 문화가 단순히 경제적 지원을 넘어서 ‘정서적 돌봄’까지 포함한다는 것입니다. 자녀와 손자·손녀가 함께 시간을 보내고, 명절이나 축제 때 온 가족이 모이는 것이 당연한 일상입니다. 이는 노인의 정신 건강과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변화의 속도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핵가족화로 인해 부모와 물리적으로 떨어져 사는 경우, 비대면 돌봄 서비스나 원격 건강 모니터링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도의 전통 부양 문화가 현대적 방식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는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인도 고령화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