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아상 Jun 27. 2024

가고자 하는 길과 현실이 다르게 펼쳐질 때 2

<사랑하는 것을 사랑한다는 것>

(천룡팔부 리뷰 2)- 천룡팔부 1에서 이어집니다


천룡팔부에서 교봉(소봉) 외에 또 다른 주요 등장인물인,

단예는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대리국의 세자다.

그는 부모님의 사랑 안에서 불법과 학문을 공부하며 살생하지 않고 자유로운 도련님으로 인생을 즐기며 살고자 했다.

집안에서는 내려오는 무공을 배우라고 하지만 싸우는 무공을 배우기 싫어서 가출한다. 그러나 가출하여 오히려 살생도 하고 절세 무공도 배우게 된다. 부모님도 일찍 돌아가시고, 백성을 책임져야 하는 대리국의 황제가 된다.

왕어언을 사랑하지만 왕어언은 모용복을 사랑한다.

의도하는 대로 삶이 전개되지 않지만,

의도하지 않았던 삶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나쁘다, 좋다 - 2분법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 천하의 영웅호걸인 교봉(소봉), 허죽과 의형제를 맺고, 그의 상상보다 더 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


다음은 드라마 2021년 중 단예의 대사다.

구해도 얻을 수 없다면 그저 인연을 따를 수밖에

어쩌면 모든 형상 있는 것들은 허망한 것이니,

우리가 겪는 생사이별과 사랑과 미움, 희로애락은 마음이 만들어낸 장애일 뿐이리라

어쩌면 진정한 성취는 하나뿐이겠지

바로 남은 평생동안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또 다른 등장인물,

허죽은 소림사에서 자랐다. 불심이 강하고 계를 지키며 절에서 스님으로 살고자 했지만, 강압에 의해 계를 어기게 되어 절에서 쫓겨난다. 절에서 쫓겨나 좌절할 때,

교봉(소봉)이 허죽에게 이야기한다.

"나도 개방에서 쫓겨날 때 죽을 것처럼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아무것도 아니더군"

허죽은 모두가 탐내는 서하국 공주와사랑하여 부마가 되고, 영취궁의 주인이 된다.

반면 배후에서 평생 악당으로 살아온 교봉의 아버지와 모용복의 아버지는 회개를 하며 소림사에서 스님으로 지내게 된다.


다음은 드라마 2021년 중 허죽의 대사다.

세상사는 무상하니 만사가 수행의 과정이라지

오늘부터 집념을 버리고 세상에 부딪혀보자

어차리 일어날 일은 담담히 겪고

잃어버린 것은 아까워하지 말자

순간의 기쁨도 사소한 정의도 소중히 여기며

쉬지 않고 정진하여 정의를 바로 잡는데 힘을 보태자


(저자인 김용은 10년에 한 번씩(약) 자기 소설을 고쳐씁니다. 이야기기 조금씩 변하고, 드라마도 조금씩 다른 점 양해바랍니다.)




인생이 항상 원하는 대로 순탄하게 흘러가면 좋겠지만, 현실은 기대와는 다르게 펼쳐지곤 한다.

마음에서 원하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집착하고, 원하지 않는 것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해서 거부한다.


나의 경우도 원하는 대로 삶이 흘러가지 않았다. 나는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삶'을 살 수 없다고 생각하여 인생에 실패했다고 깊은 좌절에 빠져 있었다.

내가 원했던 '형식적인 면'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원하는 '본질적인 면'을 포기한 건 나였다.

내가 원한다고 생각했던 삶이 진정원했다기 보다 외부에서 주입된 생각일 수도 있다.

우연처럼 보이는 나에게 펼쳐지는 사건이, 우주에서 볼 때는 나에게 '필연'이었을 수 있다.


부처님은 독화살을 맞았으면 원인을 따지기 전에 먼저 독화살을 뽑고 치료해야 한다고 하셨다.

첫 독화살을 맞았다면 두 번째 화살은 피해야 한다고도 했다. 사람들은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잘 마무리하지 못하고 2차 피해를 키우기도 하고, 두 번째 화살을 맞게 되는 경우가 많다.

원치 않는 일이 일어나면 일단 받아들이고 수습하고 독이 퍼지지 않게 해야 한다. 그런데 원망하고 분노하느라, 치료의 시기도 놓치고, 사랑의 본질까지 던져버린다.


'우연처럼 보이는 길'에서

집착을 버리고 다이어트한 사랑

지켜 내는

과제가 주어지는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가고자 하는 길과 다르게 펼쳐지는 현실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