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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어PD Aug 16. 2023

오펜하이머, 잃어버린 3시간…

너무 재미없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를 즐겨봤고 좋아했다.   

그의 영화는 보통, 상상력이 뛰어났고 그것을 현실화시키는 연출이 세련됐었다.  

그런 기대를 안고 개봉을 하자마자 첫날에 새로운 영화 ‘오펜하이머’를 보러 갔다.


도대체 그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핵폭탄을 만든 물리학자가 인류를 파멸로 몰고 갈 수 있다는 고뇌를 담고 싶었을까?   

무려 3시간이 되는 영화를 보면서 줄거리를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전체적으로는 주인공의 청문회와 주인공과 얽혀있는 사람의 인사청문회를 통한 회상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주인공의 이야기는 컬러로 다른 이의 이야기는 흑백으로 처리했다. 처음에는 시간대가 다른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관객이 헷갈릴까 봐 최소한의 구분을 둔 건가 싶기도 했다.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건 배우들의 연기다. 단역조차도 어디선가 본 듯한 연기파 배우들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는 온통 배우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샷으로 도배가 되었다. 다행히 배우들의 연기 덕분에 3시간 동안 졸지는 않았지만, 영화관에서 코 고는 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영화가 끝난 후에 퇴장하는 관객들 사이로 한숨과 후회 섞인 뒷이야기들을 흘겨 들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핵무기의 위험성. 그것을 만들어 낸 사람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 전쟁 중 국가의 민낯. 7~80년대 냉전시대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역사적 배경.  

영화를 졸지 않고 봤다면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든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재미가 없다. 다크나이트와 인셉션, 인터스텔라… 얼마나 재미있나… 그런 영화적 재미를 느끼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게 놀란 감독의 장점인 것 같은데, 이번 영화는 너무 재미가 없다. 이럴 거면 다큐멘터리를 만들지 뭐 하러 영화라는 장르를 택해서 사람들을 극장에 3시간이나 붙잡아두고 고문을 시키는지 모르겠다.


이 영화를 보면서 놀란 감독의 작품을 돌이켜봤다.   

사실 덩케르크도 실망이 컸던 작품이다.   

그가 역사적 사실을 기반에 두고 만든 작품들은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하지만 상상력에 기반한 작품들은 훌륭하다.   

앞으로는 놀란 감독의 이름만 보고 무조건 영화관을 찾을게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다룬 영화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극장을 찾아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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