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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내미 입대시키고 왔습니다.

by 무글이

여러분은 하루 최장거리 운전이 어디서 어디까지 인지요?

저의 기록 2위(저는 대구 토박이라예)는 230km고요.

아들내미 둘 데리고 갔었던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입니다.

1위는 큰 놈 한양 유학 갔을 때 기숙사 있던 서울 강서구 어딘가였는데 집에서 300km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전에 새로운 장소가 두 군데를 끌어내리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에 있는 제15사단 신병교육대.

저희 집에서 대충 340km쯤 되더군요.

쉬지 않고 액셀을 밟아도 4시간 반 거리지요.

요즘 세상에 마냥 신성하지만은 않은 것 같은(?) 국방의 의무를 짊어진 큰 놈에게 단양팔경 휴게소에서

입대 전 마지막 닭꼬치를 사 먹이고 부대 앞 반점에서 7천 원짜리 짜장면과 탕수육 중자를 먹였습니다.

디저트로 바나나맛 나는 우유도 하나 먹였어야 했는데..


도착 전에 부대에서 알림 문자가 오기를 무더위로 인해 입소식 행사가 취소되었다더라고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차량들.

외제 중형차, 최신 전기차에서 1톤 트럭까지 각종 차량들이 질서 있게 한 줄로 부대 연병장으로 진입해서는 마치 모터쇼 퍼레이드 분위기로 큰 원을 그리며 돌아서 본관 건물 입구에다 아들내미만 내리고

그대로 빠져나왔습니다.

갑작스러운 전개에 슬퍼할 타이밍을 놓쳐버린 애들 엄마는 돌아오는 동안 눈물대신 국방부 원망만

하더라고요.

몇 년 전 학교 기숙사에 데려다 줄 때는 걱정 때문에 멘탈이 흔들리는 바람에 길을 잘못 들어

인천공항까지 갔었습니다만 막상 입대하는 놈을 태워다 주는 길은 그때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어제 출근길에 우체국에 들러 첫 위문편지를 보냈는데 저녁에 집에 와보니 부대에서 소포가 와있었습니다.

택배박스 뜯는 게 삶의 소확행인 와이프를 위해 그대로 뒀지만 사실 제 손으로 개봉하기가 좀 그렇더군요.


'더 캠프'라는 앱을 아시나요? 국방부에서 만든 건데 내무반 사진도 올려주고 오늘 무슨 훈련했는지,

삼시세끼 메뉴가 뭔지도 알 수 있더라고요.

전역 날짜도 카운트다운되고 있었는데 2027년 2월 10일이었습니다.

그날 눈이 안오길 바랍니다.

제가 데리러 갈 생각이거든요.

하루하루 깨닫습니다만 부모가 가야 할 길은 수천, 수만 킬로가 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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