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해독제

<12가지 인생의 법칙> -조던 B. 피터슨- 을 읽고

새로운 길 위에 섰을 때, 지도나 내비게이션이 필요하다. 목적지로 가는 길은 여러 길이 있다. 가장 가까운 길이 있기도 하고, 통행료를 내지 않고 둘러 가는 길도 있고, 지금 교통량이 많아 막히는 길도 있다. 하지만 지도나 내비게이션이 없으면 어쩌면 같은 길을 빙빙 돌기도 할 수 있고, 심지어 다른 방향으로도 갈 수도 있다. 그런데 목적지조차 없다면 어떻게 될까?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지치도록 열심히 가도 결국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가끔 다른 사람의 말 때문에 흔들린 적이 있는가? 전문가라는 사람이 이야기하는데 그 사람의 이야기를 내가 받아들일지 말지를 판단하기 힘들 때가 있었다. 아이를 키울 때 유치원 원장 선생님과 상담을 한 적이 있다. 유치원 원장 선생님은 아이가 성향대로 클 수 있도록 아이를 존중하며 그냥 두라는 것이었다. ‘방치와 무엇이 다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녀는 유치원 원장이었기에 나는 그 말에 흔들렸다. 하지만 아이들과 같이 놀며 사회성도 키우고, 그 나이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싶다면 처벌(처벌이라는 말보다는 다른 적당한 말이 없을까? 혼자 생각했다. ㅋ) 을 망설이거나 피하지 말라’는 글을 읽고 내가 조금 더 빨리 읽었더라면 좋았을 거라 생각했다. 자녀 양육은 체계와 규제가 있어야 하고 ‘아이들이 배우지 않아도 되는 존재라면 인간의 성장 기간이 이처럼 길 필요가 없다’는 말에 공감이 갔다. 하지만 ‘규칙은 되도록 적을수록 좋고 단순할수록 효과적이기에 가장 중요한 최소한의 규칙만 남겨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삶에 있는 혼동이 현대의 도덕적 상대주의로 인해 더욱 심해졌다. 흔들리고 혼돈될 때 이 책은 ‘이렇게 하라’고 답을 준다. 상대주의자는 무엇이든 절대적인 것은 없고, 절대적으로 옳고 그른 것이 없다고 한다. 모든 것이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삶을 사는 방법의 잘잘못을 따질 수 없기에 혼돈이 생긴다. 하지만 이 책은 혼돈 속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원칙을 정리한다. 혼돈을 벗어나고 싶은가? 이 책은 혼돈이 있는 사람에게 답을 준다. 하지만 동의 여부는 당신의 몫이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가진 지식의 깊이와 넓이에 감탄했다. 주저하지 않고 자기 생각을 말하지만, 그가 알고 있는 것 중에서 최선을 제시할 뿐 ‘모든 것을 알고 있다’라고 하지 않는다. 그의 설명으로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그의 설명은 수천 년 동안 내려온 책들에서 인용하기도 하고, 영웅들의 이야기, 그리고 긴 시간을 견뎌 내고 살아남은 이야기들과 그가 공부한 심리학과 상담 경험으로 만난 사람들로 인해 알게 된 것들을 결합하고 통합해 혼돈의 해독제를 만든 듯하다.


길을 걸을 때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를 생각했다. ‘당신 자신을 도와줘야 할 사람처럼 대하라’를 읽으면서 다른 사람이 나를 존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대신 그냥 내가 나를 챙기고 존중해주기로 했다.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라는 글을 읽고는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가를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먼저 그런 친구가 되어 주리라 생각했다. ‘당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어제의 당신하고만 비교하라’는 글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을 반성했다.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싶다면 처벌을 망설이거나 피하지 말라’는 글을 읽고 내가 조금 더 빨리 읽었더라면 좋았을 거라 생각했다. ‘쉬운 길이 아니라 의미 있는 길을 선택하라’라는 글을 읽고 책을 읽기만 하기보다는 책의 독후감을 작성하고 다른 사람과 나누는 의미 있는 일을 하리라 생각했다. 그 외에도 ‘언제나 진실만을 말하라. 적어도 거짓말을 하지 말라’ ‘분명하고 정확하게 말하라’라는 말에 관련된 이야기와 ‘다른 사람이 말할 때는 당신이 꼭 알아야 할 것을 들려줄 사람이라고 생각하라’라는 경청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책을 읽으며 나의 목표는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가장 높은 목표를 세운다. 인생에서 추구하는 것이 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난 내 존재가 조금이라도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내 삶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매일 읽고 쓰는 행위로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알게 된 것을 행동으로 나누리라. 현재의 삶뿐 아니라, 매일매일 목적지를 향해 가는 여정을 즐겁게 즐기기로 했다.


어쩌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보다 가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 나의 목표일지도 모르겠다. 새롭게 알게 된 것으로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꾸준히 바꿔 가는 삶을 살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변화를 기대하기로 했다. 그의 말처럼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정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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