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우리는>드라마를 보며
<그해 우리는>이라는 드라마를 보았다. 별로 기대를 갖지 않고 넷플릭스에 있어서 그냥 본 드라마인데 회를 거듭할수록 드라마가 좋아졌다.
‘내 인생을 따라다니던 과거와 마주하는 것. 더 이상 상처받을 것도 피할 것도 미안할 것도 없다고. 이만하면 됐으니 각자의 인생에서 놓아주자’
-그해 우리는 중에서
웅이(최우식)의 친아버지는 어린 자식을 버리고 달아났지만, 그 자식 주변을 아주 가끔씩 맴도는 사람인가 보다. 웅이는 부모에게 버림받은 사실을 알지만, 키워주는 부모에게는 자신이 친자식이 아닌 것을 알지 못하는 척하며 살아가는 아이다. 그런 웅이가 유학을 가기 전 자신을 버린 친아버지를 찾아가 멀리서 보고 돌아서는 장면에서 나오는 내레이션이다.
버림받아 상처받은 어린아이는 그 상처를 곱씹으며 계속 상처를 받은듯하다. 자신만의 세상에 갇힌 어린아이를 내면에 갖고 있던 웅이가 과거와 마주하며 더 이상 상처받을 것도 피할 것도 미안할 것도 없다고. 이만하면 되었다고 하며 돌아서는 장면이 홀가분하게 느껴진다.
웅이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내면엔 자신만의 세상에 갇힌 어린아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결핍과 상처에 집착하면 할수록 상처받은 어린아이는 자라지 못하고 자기만의 세상에 갇히는 건 아닐지. 자신만의 세상에 갇힌 어린아이는 성장하지 않고 우리 안에 그대로 있으며 우리를 흔든다.
“이만하면 됐으니 각자의 인생에서 놓아주자”
스스로를 가두고 있었을지 모르는 문을 열고 나와 자신의 의무를 자발적으로 받아들이고 다할 때 자유로운 영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꽤 괜찮은 순간들은 항상 있었다. 지나간 일을 흘려보내지 못하고, 미워하느라 지금 이 시간을 놓치진 말아야겠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삶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내가 원하는 삶으로 만들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