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틈틈이 <우리들의 블루스>를 보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난 것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작가가 얼마나 뛰어난 이야기꾼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어떤 이야기꾼들은 술자리에서 자신의 솜씨를 뽐내지만, 어떤 이들은 '극'이라는 형식을 통해 이야기를 한다.
나는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을까. 얼마 전 어느 자리에서 우리 회사 모든 바리스타가 자기 콘텐츠가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는데, 그러는 나는 어떤 콘텐츠를 갖고 있나 자문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하는 일 이야기 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된 건 아닌지.
그래서 어린 시절의 취미들을 하나씩 다시 꺼내보고 있다. 얼마 전에는 창고에 고이 모셔두었던 기타를 꺼냈다. 안 만진 지 10여 년이 되었는데도 꽤 멀쩡한 소리가 나서 놀랐는데, 조율을 하려고 줄감개를 돌리려 하니 이게 고장이 나 있네. 조만간 낙원상가 가서 부품 교체를 해야 할 것 같다.
내 인생의 유일한 취미였던 외국어 공부는... 이제는 하기가 좀 힘들다. 잘 외워지지도 않고, 중국어 공부하던 20대 후반이 새로운 언어를 잘 배울 수 있는 마지막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제법 잘할 줄 아는 영어와 중국어의 어휘를 조금씩 더 채워나가는 정도로 만족해야지.
올해의 목표는 다시 취미가 있는 사람이 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