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 북토크
독립 서점이 좋다. 좁은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헤어진다. 어쩌면 누군가는 모임을 통해 좀 더 깊은 관계를 맺고 있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공통적인 관심사로 깊은 공감을 나눈다.
그래서 독립 서점은 독서를 매개로 삼아 사람을 만나는 장소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구는 글쓰기를 좋아하고, 누구는 타로를 좋아하고, 또 어떤 누구는 타로와 글쓰기를 하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건가. 북토크에 참여한 젊은 남자가 나 혼자인 게 괜스레 신경 쓰여 두서없이 생각을 주절거렸다.
늦은 저녁, 선생님은 어떻게 책을 쓰셨나요- 선생님은 타로를 어떻게 보나요- 초등학교 선생님이라 타로를 배운 건가요- 흰머리 드세게 난 병아리들이 어미새에게 사랑을 전하듯 북토크가 시작됐다.
누가 그랬는지 공감이 가는 말이 있다. 사랑은 호기심에서 시작하는 것이라고.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궁금해했고, 북토크가 진행되며 서로에게 궁금증을 풀어놓았다. 그럼 우리 함께하는 이 순간은 적어도 사랑을 나누는 것 아닐까.
중간 즈음에는 나도 손을 들고서 물었다. 선생님께선 타로 카드의 의미와 내담자가 생각하는 의미 중에서 더 중요한 건 무엇인가요-
"그건 아무래도 내담자겠네요. 사실 제가 예지력은 없어서요-. 카드가 주는 의미보다 사람이 주는 의미가 더 깊지 않을까요?"
그렇구나. 타로도, 책도, 공간도 모두 딛고서 깊은 관계로 향할 수 있는 디딤돌이었구나.
우린 늦은 저녁에 타로와 책과 공간을 발밑에 괴어 좁은 공간에서 넓어지고 더욱 깊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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