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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통쟁이 김우찬 May 08. 2022

오프라인, 미친 짓이다.

오프라인 유통에 뛰어든 당신에게 바친다.

우리가 말하는 유통은 크게 구분을 지으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누어진다. 궂이 여기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특징을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오프라인 채널의 상황은 심각해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백화점, 마트 등의 오프라인 채널은 상황 악화를 넘어서 연이은 매장 철수라는 위기로 치닿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프라인의 위기는 대형 유통채널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각자의 집 주변만 잠시 걸어도 두세집 건너서 한집마다 '임대'라는 현수막을 볼 수 있다. 또한 엄청난 인파로 붐벼대던 명동이나 가로수길의 상가 역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러한 오프라인의 위기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얘기가 아니다. 2018년 미국의 대표적인 백화점 체인인 시어스는 물론 2020년에는 오랜 전통의 백화점인 JC페니도 문을 닫게 되었다. 오프라인 위기의 주된 원인으로는 미국 온라인 시장의 절대 강자인 아마존(Amazon)의 유통 시장 잠식이 거론되었다. 그런데, 이 골리앗과 같은 존재가 운영한 오프라인 매장 역시도 최근 순차적인 축소의 길을 가고 있다. 아마존 오프라인 매장의 첫 실험장인 '아마존북스'와 온오픈 연계매장의 대표격인 '아마존4스타'을 포함한 68개 매장이 패쇄될 예정이다.


지금 오프라인은 위기이자 미친짓으로 보일 정도이다. 코로나 제재가 다소 풀리면서, 오프라인 채널에 대한 움직임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예전만 못하다는 것은 유통업 종사자는 대부분 인지하고 있다. 그런데 당신은 이러한 태풍의 회오리에 뛰어 들었다. 대학생활 내내 유통관련 자격증을 따거나 토익이나 OPIC점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커피를 물처럼 마셔대며 긴 밤을 버텨왔을 것이다. 혹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교육비용을 들여서 대학원이나 해외 연수 과정을 통하여 패션/경영에 대한 이력을 키워왔을 수도 있다. 이렇듯이 고난과 역경을 뚫고 어렵게 오프라인 유통업에 입사를 했으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오프라인 업태에서 사회생활을 이제야 시작한 당신도 지금의 어려운 상황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오프라인 업태의 사회적 실태에 대한 인지에 불과하다. 실제 그 속에서의 생활은 예상했던 것보다 힘들다. 겉은 화려하지만 매장의 후방 공간은 초라하며, 고성과 억지를 부리는 고객을 만나게 될 것이며, 상급자나 선배들의 시달림을 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정신적으로만이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한계를 느끼게 될 것이다. 때로는 무거운 매대를 책가방 메고 옮기듯이 끌고 다니며, 제품이 가득한 박스를 나르는 상황도 대면하게 된다. 그래서 신입사원이 팀에 발령을 받게 되면 퇴사하지 않도록 잘 관리해 달라는 인사 담당자의 간절한 부탁이 이어지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을 알든 모르든 간에 당신은 출발선에 섰다. 그렇기에 이왕 마음먹고 뛰어든 김에 미치거나 혹은 미친 척하고 덤벼봐라. 그래야 당신도 그 혼돈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음은 물론 성장의 발판을 마련 할 수 있다. 그리고 오프라인의 변화를 위한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반드시 새로운 시각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영화 <눈먼자들의 도시>에서와 같이 눈이 멀어가는 전염병으로 격리된 남편을 따라서, 전염이 되지 않았지만 남편을 위해 함께 사실을 숨긴 체 격리된 주인공이 나온다. 그녀는 혼란 속에서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며 자신을 지키고 주변을 변화시키며 희망의 불꽃을 만들어 나갔다. 지금의 미친듯이 어려운 오프라인의 현실 속에서 당신이 이 무거운 역할을 해 주었으면 한다. 그러나 너무 책임감을 무겁게 질 필요는 없다. 당신 곁에는 동료도 있으며 힘듦 속에서도 느끼는 희망찬 보람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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