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의 업(業)의 본질은 임대업이다. 고객의 접근성이 높은 지역에 건물을 짓는다. 그 다음에 상권에 맞는 브랜드를 유치해서 입점을 시켜서 판매액에 대해 일정 수수료를 통해 매출을 발생 시킨다. 브랜드는 수천만원의 인테리어 비용을 들여서 백화점에 입점을 한다. 백화점에 유입하는 하루 수천 수만명의 고객 때문이다. 그리고 브랜드는 인테리어 비용을 들인만큼 최소 1년 내외의 매장 운영 기간을 보장 받는다.
그런데 이러한 전통적인 매장 운영 방식이 깨지고 있다. 백화점 스스로가 기존 방식을 버리고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방식이 팝업스토어의 공격적인 전개이다. 비록 팝업스토어는 최근 들어서 나온 방식은 아니다. 팝업스토어는 매장내에 소규모의 팝업스토어 전용 공간을 운영하거나, 백화점 1층 방풍실(백화점 외부와 내부의 냉온기를 줄여주는 중간 구역)이나 유휴공간 등에서 진행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요 백화점 3사에서는 전략적으로 팝업스토어를 확대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팝업스토어에대한행보는비단백화점내에서만전개하지않는다.지난겨울국내대형스키장에황금빛구조물이세워졌다.그리고독특한외관에이끌려서스키장을찾은사람들은그공간으로줄지어서들어갔다.바로롯데백화점에서전개한 <롯백양조>팝업스토어였다. 스키장이라는 한정된 장소이지만, 하루 평균 수백명의 고객이 방문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몽클레르와 같은 명품은 물론 스포츠 웨어 중심의 제품이 전개되었다. 백화점 밖으로 나간 팝업스토어는 매우 이례적이었다. 이는 매출을 바라기 보다는 새로운 느낌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의 활동이었다.
백화점은 매장별로 주요 고객층의 연령대 편차가 크다. 이는 백화점이 위치한 상권의 영향이 크다. 오프라인의 특성상 방문율은 거리에 반비례 한다. 그렇기에 근거리에 거주하는 고객층의 특성에 따라서 매출이 크게 달라진다.
그러므로 브랜드 입장에서 백화점 팝업스토어 기회를 잡는다면 우선적으로 상권의 특징을 잘 살펴야 한다. 백화점에서 제안을 받았더라도 상권과 맞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섣불리 덤볐다가 금전적 손해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리고 전개를 한다면 성공적으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기존에 확보된 팬층을 공략하거나 온오프라인 연계한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 단순히 일회성 보다는 브랜드 스토리텔링도 함께 전개함으로서 관심을 끌어야 한다.
둘째, 가시적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매출력)
백화점 바이어가 팝업스토어를 통해서 기회를 제공했고 그 기회를 잡았다면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협상에서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결국 매출로 존재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단기간의 팝업스토어에서 실적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제품 관리가 필요하다.
국내 여성복 브랜드인 <시에>는 작년 말 현대백화점 판교에서 팝업스토어 진행시 큰 돌풍을 기록했다. 일주일간 매출이 6억 5천만원을 기록했다. 아무리 온라인에서 인지도를 쌓았다고 해도 오프라인에서 이 정도의 실적을 이끌어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하지만 성공의 배경에는 제품 관리가 뒷받침 되었다. 일상복이라는 점에서 신규 고객을 끌어 들일 수 있었으며, 제품별로 다양한 사이즈 재고를 유지했다. 고객 입장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사려는데 재고가 없다는 것은 큰 손실이다. <시에>는 이 점을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셋째, 단기적 비용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자금력)
백화점 인테리어를 진행하는 데에는 큰 비용이 발생한다. 백화점 가이드에 맞는 자재를 사용함은 물론 백화점 운영 시간을 감안해서 야간 작업을 해야 하기에 평당 공사비는 일반적인 매장 조성비용보다 높다. 비록 팝업스토어의 가이드는 정식 입점보다는 약하지만, 백화점의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분한 예산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더군다나 팝업스토어 조성 비용 뿐만 아니라 행사 종료 후 철거 비용까지도 감안해야 하기에 비용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그러므로 브랜드 입장에서는 예산을 감안해서 팝업스토어의 규모를 협의해야 한다. 규모가 클 수록 제품 물량 및 운영 인원이 늘어난다. 또한 면적이 넓게 할당될 수록 백화점 입장에서도 기대하는 매출 규모가 있기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오프라인은 죽지 않는다. 고객에게 의미를 제공하지 못하는 오프라인 공간만이 고전하거나 살아남기 힘들 뿐이다. 더군다나 팬데믹 이후 올해 소비 트렌드를 살펴보면, 온라인 시장은 소폭 감소한 데 비해 백화점은 약 6%대의 신장세를 기록했다. 그만큼 백화점의 매출 볼룸 및 가능성은 아직 높다.
그러므로 브랜드는 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를 확대 전개하는 취지를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오프라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해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