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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통쟁이 김우찬 Jul 06. 2023

팝업스토어 활용 전략

백화점 바이어 입장에서 본 팝업스토어

백화점의 업(業)의 본질은 임대업이다. 고객의 접근성이 높은 지역에 건물을 짓는다. 그 다음에 상권에 맞는 브랜드를 유치해서 입점을 시켜서 판매액에 대해 일정 수수료를 통해 매출을 발생 시킨다. 브랜드는 수천만원의 인테리어 비용을 들여서 백화점에 입점을 한다. 백화점에 유입하는 하루 수천 수만명의 고객 때문이다. 그리고 브랜드는 인테리어 비용을 들인만큼 최소 1년 내외의 매장 운영 기간을 보장 받는다.


그런데 이러한 전통적인 매장 운영 방식이 깨지고 있다. 백화점 스스로가 기존 방식을 버리고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방식이 팝업스토어의 공격적인 전개이다. 비록 팝업스토어는 최근 들어서 나온 방식은 아니다. 팝업스토어는 매장내에 소규모의 팝업스토어 전용 공간을 운영하거나, 백화점 1층 방풍실(백화점 외부와 내부의 냉온기를 줄여주는 중간 구역)이나 유휴공간 등에서 진행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요 백화점 3사에서는 전략적으로 팝업스토어를 확대 전개하고 있다.

더현대 서울 <뉴진스>팝업스토어 (@유통쟁이)

더현대 서울은 일명 팝업스토어의 성지’라고 불린다. 개점 이래  300여회의 팝업스토어를 진행해 왔다.  결과 더현대 서울은 항상 젊은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팝업스토어가 주로 전개되는 지하 2층이 그러하다.  덕분에 더현대 서울의 방문객 집계를 보면 MZ세대 중심의 고객이 평균적으로 2 이상 방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개점한지 2년에만에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성과가 팝업스토어 때문만은 아니다. 하지만 다채로운 팝업스토어가  몫을 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팝업스토어 모습(@유통쟁이)

신세계 백화점 역시도 팝업스토어 전개에 적극적이다. 신세계 강남점은 단일 점포 기준 국내 1 점포임은 물론 세계적 매출 규모를 자랑한다. 작년 매출은 2조원을 가볍게 넘기고, 올해에는 조심스럽게 3조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그만큼 높은 집객을 발판으로 매출 효율이 높기에 브랜드들은 앞다퉈서 입점을 하려 한다. 특히나 1층은 고객의 트래픽이 가장 높은 곳이다. 그래서 시즌별로 매출력이 높은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전개해서 높은 매출을 만들어 왔다. 그런데 최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 에스컬레이터 중간의 공간에 연이어서 팝업스토어를 전개하고 있다. 매대를 깔기만 하면 높은 매출을 만들  있음에도 이를 포기하고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용평스키장 팝업스토어 <롯백양조>(@롯데백화점)

이러한 팝업스토어에 대한 행보는 비단 백화점 내에서만 전개하지 않는다. 지난 겨울 국내 대형 스키장에 황금빛 구조물이 세워졌다. 그리고 독특한 외관에 이끌려서 스키장을 찾은 사람들은  공간으로 줄지어서 들어갔다. 바로 롯데백화점에서 전개한 <롯백양조>팝업스토어였다. 스키장이라는 한정된 장소이지만, 하루 평균 수백명의 고객이 방문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몽클레르와 같은 명품은 물론 스포츠 웨어 중심의 제품이 전개되었다. 백화점 밖으로 나간 팝업스토어는 매우 이례적이었다. 이는 매출을 바라기 보다는 새로운 느낌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의 활동이었다.



백화점은  이렇게 팝업스토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일까? 특히 팝업스토어 전개를 진행하는 백화점 바이어는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이어 가는 것일까? 이는 충분히 고민해볼 만한 문제이다. 백화점이나 오프라인 채널 진출을 희망하는 작은 브랜드에게 있어서 실무를 담당하는 바이어 입장에서 고민해 보는 것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첫째, 바이어 역시도 직장인이다. 새로운 컨텐츠를 발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모든 상황은 어떠한 사실(fact)이 문제(problem)으로 이어진  결과(result)가 발생한다. 그러나 결과를 바꾸기 위해서 사실을 바꾸는 것은 의미가 없다. 문제를 해결해 나감으로써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낼  있다. 지금의 백화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산업이 그렇다. 온라인 시장의 급격한 성장(fact)은 백화점과 같은 오프라인의 고객을 빼았아 갔다. 고객이 궂이 백화점을 방문해야  이유를 약화시켰다.(problem) 그리고 이것은 백화점 시장의 위축(result)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를 바꾸기 위해서 백화점 바이어가 온라인 시장의 성장(fact)를 막을 수는 없다.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고객이 백화점으로 찾아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결과를 바꿀  있다. 그래서 백화점 바이어들은 새로운 컨텐츠를 적극적으로 찾아나서고 있다. 좋은 컨텐츠를 발굴해서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직장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롭게 발굴한 컨텐츠를 테스트하는 무대가 팝업스토어이다. 


둘째, 발굴한 컨텐츠의 옥석을 가린다. 그것이 MD Pool이 된다.

백화점은 주기적으로 매출이 부진하거나 트렌드에서 뒤쳐진 브랜드를 퇴점시키고 새로운 브랜드를 입점시킨다. 이러헌 과정을 MD(merchandising)진행이라고 한다. 백화점 바이어의 주요한 역할은 효과적인 MD 진행하는 것이다. MD진행은 점포별로 상이하지만 통상 상하반기에 이루어지거나 수시로 진행되기도 한다. 이처럼 빈번하게 진행되는 MD 위해서는 그만큼  역할을   있는 신규 브랜드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바이어들은 발굴한 브랜드가 정식 입점시  역할을   있는지 실험 무대에 올린다. 이것이 팝업스토어이다. 짧게는 1주일 길게는 1개월 내외로 진행되는 동안 집객력 혹은 매출력을 바탕으로  옥석을 가린다. 당연히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낸 브랜드는 적극적인 MD 제안을 받게 됨으로서 성공적인 오프라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있다.


셋째, 정식 입점이 아니다. 바이어 입장에서 부담이 적다.

백화점에 정식 입점을 하기 위해서는 신규 브랜드가  비용을 들여서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한다. 그래서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기 전에 백화점과 브랜드간에 인테리어 약정서를 체결해야 한다. 약정서의 가장  역할은 공사비를 명시함으로서, 일정 기간동안 백화점에서 임의로 브랜드를 퇴점시킬  없게 만든다. 그럼으로서 브랜드가  비용을 들인만큼 안정적인 매장 운영 기간을 확보할  있다.


하지만 팝업스토어는 기본적인 계약서는 체결하지만, 정식 입점시에 진행하는 인테리어 약정서까지 체결하지는 않는다.  바이어 입장에서는 인테리어 약정서 체결을 하지 않으며, 단기간 동안만 진행하는 팝업스토어는 부담이 적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다소 불합리하게 느껴질  있으나 애초부터 단기간 진행하는 것으로 협의한 행사이기에 비용은 감수를   밖에 없다. 



백화점 바이어는 이와 같이  성부른 컨텐츠를 발굴해서  부담없이 테스트를 하기 위해서 팝업스토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새로운 컨텐츠에 고객이 반응한다면 집객은 물론 매출 성과도 만들어   있다. 그렇다면 백화점 입점을 노리는 작은 브랜드는 무엇을 공략해야 할까?


첫째, 고객을 불러모을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집객력)

백화점은 매장별로 주요 고객층의 연령대 편차가 크다. 이는 백화점이 위치한 상권의 영향이 크다. 오프라인의 특성상 방문율은 거리에 반비례 한다. 그렇기에 근거리에 거주하는 고객층의 특성에 따라서 매출이 크게 달라진다.

그러므로 브랜드 입장에서 백화점 팝업스토어 기회를 잡는다면 우선적으로 상권의 특징을 잘 살펴야 한다. 백화점에서 제안을 받았더라도 상권과 맞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섣불리 덤볐다가 금전적 손해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리고 전개를 한다면 성공적으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기존에 확보된 팬층을 공략하거나 온오프라인 연계한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 단순히 일회성 보다는 브랜드 스토리텔링도 함께 전개함으로서 관심을 끌어야 한다.


둘째, 가시적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매출력)

백화점 바이어가 팝업스토어를 통해서 기회를 제공했고 그 기회를 잡았다면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협상에서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결국 매출로 존재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단기간의 팝업스토어에서 실적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제품 관리가 필요하다.

국내 여성복 브랜드인 <시에>는 작년 말 현대백화점 판교에서 팝업스토어 진행시 큰 돌풍을 기록했다. 일주일간 매출이 6억 5천만원을 기록했다. 아무리 온라인에서 인지도를 쌓았다고 해도 오프라인에서 이 정도의 실적을 이끌어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하지만 성공의 배경에는 제품 관리가 뒷받침 되었다. 일상복이라는 점에서 신규 고객을 끌어 들일 수 있었으며, 제품별로 다양한 사이즈 재고를 유지했다. 고객 입장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사려는데 재고가 없다는 것은 큰 손실이다. <시에>는 이 점을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셋째, 단기적 비용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자금력)

백화점 인테리어를 진행하는 데에는 큰 비용이 발생한다. 백화점 가이드에 맞는 자재를 사용함은 물론 백화점 운영 시간을 감안해서 야간 작업을 해야 하기에 평당 공사비는 일반적인 매장 조성비용보다 높다. 비록 팝업스토어의 가이드는 정식 입점보다는 약하지만, 백화점의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분한 예산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더군다나 팝업스토어 조성 비용 뿐만 아니라 행사 종료 후 철거 비용까지도 감안해야 하기에 비용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그러므로 브랜드 입장에서는 예산을 감안해서 팝업스토어의 규모를 협의해야 한다. 규모가 클 수록 제품 물량 및 운영 인원이 늘어난다. 또한 면적이 넓게 할당될 수록 백화점 입장에서도 기대하는 매출 규모가 있기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오프라인은 죽지 않는다. 고객에게 의미를 제공하지 못하는 오프라인 공간만이 고전하거나 살아남기 힘들 뿐이다. 더군다나 팬데믹 이후 올해 소비 트렌드를 살펴보면, 온라인 시장은 소폭 감소한 데 비해 백화점은 약 6%대의 신장세를 기록했다. 그만큼 백화점의 매출 볼룸 및 가능성은 아직 높다.


그러므로 브랜드는 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를 확대 전개하는 취지를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오프라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해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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