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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통쟁이 김우찬 Jul 18. 2023

1단계)공간의 방향을 잡다

두 공간의 타겟과 방향성 정립 과정 비교

미국 뉴욕으로 향하는 두 비행기가 동시에 출발을 했다. 

그런데 두 비행기의 출발 각도는 단 1도 차이였다. 하지만 두 비행기는 목적지를 향해서 열심히 날아갔다.

하지만 두 비행기의 도착지는 달랐다. 1대는 정확히 미국 뉴욕으로 도착을 하였지만, 다른 1대는 브라질 상파울루 공항에 도착한다.

비행기에서 잠이 들어서, 당연히 목적지에 왔을 것이라고 상상했을 당신의 기분은 어떠할까?

"여긴 어디지?이게 뭐야?"라는 생각밖에 안 들 것이다.


공간을 구축함에 있어서도 처음의 방향을 잡는 것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10도도 아니라 단 1도의 차이가 가져오는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그렇다면 방향을 어떻게 잡아 나갈것인가?간단히 5W1H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1) Why : 공간을 왜 진행하는가?추구하거나 전달하려는 가치는 무엇인가?

 2) Who : 공간에 방문하는 고객은 누구인가?

 3) What : 공간에서 전개되는 브랜드, 제품 및 콘텐츠는 무엇인가?

 4) How : 차별화된 공간적 경험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이 있는가?

 5) Where :  공간의 목적과 가치와 어울리는 지역인가? 콘텐츠와 연결되는 장소인가?

 6) When :  전개 시점 및 운영 시간은 적절한가?


공간을 준비함에 있어서 반드시 고려해봐야 할 기본적 요소들이다. 그러나 5W1H중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가 있다. 바로 Why이다. 그 공간을 왜 구축하며 어떤 가치를 품을 것인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이 부분이 명확히 서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1. 엘큐브 이대


엘큐브의 전략은 대형 백화점이 진출할 수 없는 지역에 빠르게 침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백화점 이외의 오프라인 공간에서 추가적인 매출을 창출하려 했다. 그래서 잠재 고객의 유입이 큰 상권으로 진출했다. 


홍대점(1호점)과 가로수길점(3호점)은 상권 특성을 고려해서 20대 고객이 선호할 만한 팬시 제품 및 여성 의류 중심으로 전개했다. 반면에 이대점(2호점)은 타겟이 달랐다. 이대점이 오픈할 당시인 2016년에는 중국 관관객의 유입이 컸다. 중국 관광객은 이대점 인근에 있는 신촌역에 관광버스를 세워두고 이화여대 중심으로 구경을 왔다. 엘큐브 이대점은 그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잡았다.

엘큐브 이대점 주요 브랜드

잠시 정리를 해보겠다. 

엘큐브 이대가 추구하는 가치(why)는 매출에 집중되어 있었다. 타겟은 중국인 관광객(who)이었고, 그들이 명동에 갔다가 많이 방문하는 이대(where)를 선정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중국인 고객이 좋아할 만한 브랜드(3CE/에이프릴스킨(화장품), 라인프렌즈/YG 플레이스(팬시))로 공간이 채워졌다.


엘큐브 이대점은 오픈 이후 꾸준한 중국인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약간의 적자 추이를 유지하면서 이어왔다. 하지만 위기는 한 순간에 찾아왔다. 


바로 일명 '사드사태'이다. 미국에서 들여온 전략 무기인 사드 미사일을 롯데골프 부지에 배치하게 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중국의 경제적 보복 및 한국 여행 금지 제약이 이루어지면서, 중국 관광객은 급감했다. 


당연히 명확한 가치도 없이 중국인 관광객만 바라보던, 엘큐브 이대점은 매출이 곤두박칠 쳤다. 평균 매출의 절반 이하로 줄어 들었다. 그렇다고 중국 관광객의 빈 자리를 인근 상권내 내국인 고객이 메꿔줄 수 없었다. 엘큐브 이대 자체가 명확한 가치 없이 중국인 관광객만 바라보고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인근 상권 고객은 궂이 애매한 규모의 엘큐브를 찾아 올 이유가 없었다.


#2. 성수동 공간


「성수동 공간」프로젝트에 투입된 이후 약 6개월간 오프라인 공간의 방향을 잡는데 애를 먹었다. 오랜 백화점 방식에 젖어서인지 '무엇을 전개할 것인가(what)'에 초점을 무게를 두었다. 

  - 어떻게 하면 흥미로워 보이게 제품을 보여줄 것인가?

  - 다른 곳과는 차별화된 요소를 만들어 낼 것인가?


그렇다보니 기본적인 방향성은 이벤트성에 가까웠고, 의사결정자를 설득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왜 오프라인 공간을 오픈하려는가?(why)'에 대한 질문이 오가면서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다.

  - 첫째, 제품에 대한 직접적인 체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함이다. 우리 플랫폼에서만 전개하는 제품들을 직접 만져보고 체험하고픈 니즈가 강했다. 그래서 이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했다.

소비자 수용곡선과 캐즘이론

       - 둘째, 전개하는 제품 특성상 소비자 수용 단계상 혁신자(innvators)와 초기 수용자(early adopters)의 비중이 높다. 그 한계(캐즘)를 극복하고 고객층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하다. 그 역할 중 주요한 부분을 오프라인 공간이 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왜(why) 공간을 운영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하니 명확한 방향성이 잡혔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해서 매출을 올리는 것이 공간의 목표가 아니다. 

   - 순간적인 흥미유발이 아니라 온라인에서만 보던 제품을 직접 체험해 봄으로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데에 집중하기로 했다.

   - 오프라인 공간의 경험을 통하여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경험으로 이어지는 데에 초점을 맞추기로 하였다.

이와 같이 공간의 방향이 잡히자 수수께끼가 풀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음 단계로 빠르게 이동해 나갔다. 바로 공간의 가치를 전달해 줄 부지(site)를 찾는 단계로 이동하게 되었다.



#한 눈에 비교해 보기


# 개!꿀팁

1) Why에서 시작하라(목적이 아닌 방향성부터)

2) 고객 경험에 집중하라(단기적 매출이 아닌 장기적인 고객 관계 형성부터)

3) 지속성을 감안한 타겟을 선정하라(안정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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