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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통쟁이 김우찬 Oct 17. 2023

글쓰기는 영점 조절이다.

계속해서 글을 쓰며 나만의 영점을 맞히다.

성인 남자 2명 이상 모이면 항상 하는 이야기는 군대 이야기일 것이다. 그리고 함께 자리하고 있는 여성들이 가장 많이 들어본 이야기는 군대에서 축구를 한 이야기이다. 각자 국가대표급 스트라이커의 실력을 뽐낸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수비수는 없다. 모두가 최전방 공격수였다. 사실 증명은 할 수 없지만 말이다.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 다음으로 많이 하는 이야기 꺼리는 사격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군대를 나왔다면 한 번 이상은 사격을 해보게 된다. 적어도 신병 교육대에서 사격을 하기 때문이다.

표적을 향한 영점사격은 글쓰기와 유사하다(@픽사베이)

그리고 본격적인 사격을 하기 전에 우선적으로 하는 절차가 있다. 바로 「영점조절」이다. 영점조절이란 쉽게 말해서 총을 쐈을 때 표적에 명중할 수 있도록 총기의 미세한 조정을 거치는 단계이다. 몇 차례의 영점조절을 거쳐서 기본적인 셋팅을 거쳐야만 본격적인 사격을 하게 된다. 그런데 사격에 있어서 필수적인 영점 조절은 글쓰기와 유사한 면이 있다.


1. 글쓰기는 계속해서 써봐야 한다.


사격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영점 조절을 위해서 반복된 훈련을 한다. 동일한 자세에서 약 10미터 가량 떨어진 A4사이즈의 표적지를 향해서 계속해서 사격을 한다. 그러면서 탄착군(표적지를 관통한 흔적 일정 위치로 집중되는 것)이 형성되도록 한다. 탄착군이 형성되었어도 표적 중앙에서 떨어져 있다면 총기를 미세하게 조정하면서 영점 사격을 진행한다.


글쓰기도 계속해서 써봐야 한다. 어떤 날은 쓰고 싶은 주제가 술술 풀리면서 글이 써지는 날이 있다. 하지만 대게는 자리에 뭉개고 앉아 있어도 글이 잘 안써지는 날이 대다수이다. 하지만 그래도 꿋꿋히 버티고 글을 써야 한다. 


영점 사격에서 탄착군을 형성하듯이 자신의 글을 통해서 탄착군을 만들 수 있다. 자신만의 글쓰는 패턴을 안정화시킴으로서 나만의 글을 완성해 나갈 수 있다. 그리고 이를 공감하고 응원하는 독자들이 생겨날 수 있다. 어차피 글이라는 것은 읽는 이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단지 일기에 불과하다.



2. 글쓰기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영점 사격을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일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다. 매번 사격을 할 때마다 총을 잡는 자세는 물론 사격 시점의 호흡하는 타이밍까지도 동일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영점 조절을 통해서 정확한 조준 사격이 가능해진다. 완벽하게 총기 셋팅을 마쳤어도 사격때마다 자세가 달라진다면 표적지에 뚫리는 구멍의 위치는 매번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글쓰기 역시도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인 <오펜하이머>의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그만의 스타일이 있다. 화려한 CG를 거부하고 최대한 실제 연출을 통해서 영화를 제작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야 관객들에게 실감나는 영상을 전달하고 영화에 몰입시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것이 놀란 감독만의 일관된 스타일이다. 


글쓰기 역시도 자신만의 일관된 스타일을 유지해야 한다. 전개하는 주제는 달라질 수 있더라도 자신만의 글을 이어가는 논리적 전개와 방식이 일관되어야 한다. 그러한 일광성 있는 문체는 자신만의 색이 된다. 결코 많은 이들이 대상이 아니더라도 된다. 나만의 색을 완성하고 이에 공감하는 소수의 인원만 있어도 된다. 그것이 시작이다. 소나기는 한꺼번에 내리지 않는다. 처음에는 몇 방울이 내리다가 이것이 점차 커지면서 소나기가 된다.



3. 글쓰기는 결국 목표를 향해야 한다.


본격적인 조준 사격을 하기에 앞서서 영점 조절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표적에 정확히 맞추기 위함이다. 사격을 위해서는 우선 총기를 청소한다. 총기를 분해한 후에 불순물을 제거하고 필요한 곳에 기름칠을 한다. 그리고 영점 조절을 통해서 총기의 기본적인 셋팅을 마친다. 그 이후에는 자세 훈련을 통하여 일관된 자세로 정확한 사격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결국 표적을 명중시킬 확률을 높이기 위함이다.


글쓰기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글쓰기 관련 서적을 읽거나 강연을 듣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써봐야 한다.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글을 써 내려가는 훈련을 통해서 목표를 행해 나가야 한다. 


첫번째 목표는 자신의 사고를 깊게 하고 머릿 속에 있는 지식을 논리적으로 풀어냄으로서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머릿 속에 맴돌기만 하는 지식은 활용도가 제한적이다. 혹은 뒤영켜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를 풀어내는 과정을 통하여 자신만의 사고 체계를 만들어 가게 된다. 

두번째 목표는 자신의 글을 통하여 글을 읽는 이들과 연결되게 된다. 스티브 잡스는 <Connecting the Dots>라는 개념을 강조했다. 서로 떨어져 있는 점들(dots)은 인과 관계를 통하여 선으로 연결되고 이러한 선들은 또다시 연결되게 된다. 그 결과 놀라운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그 종착지에 지금의 글로벌 기업인 애플이 존재하게 되었다. 글쓰기가 이러한 연결 지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자신만의 사고나 지식을 타인과 공유함으로서 함께 호흡하며 이어질 수 있다. 




글쓰기는 사격의 영점 조절과 참으로 닮은 점이 많다. 


그리고 이러한 글쓰기는 무엇보다 계속해서 써나가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나 역시도 바쁜 일과라는 핑계로 글쓰기에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눈앞의 표적을 향해서 계속해서 써내려가야 한다. 누군가가 시켜서 쓰는 것이 아닌 나만의 목표를 향해서 꾸준히 꿋꿋하게 써내려 가야 한다. 그러면 특등 사수가 되듯이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마음으로 오늘 또 써내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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