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는 숲

숲이 꼭 긍정의 존재일까?

by 묵상회

침묵은 뿌리였다.
말은 땅속으로만 자랐다.

나무가 아니라
목이 자란 것이다.
베어도 끝이 없었다.

빛은 지워졌고
길은 태어나지 않았다.
이끼는 눈동자에 번졌고
이름 모를 짐승이
매일 내 속을 핥았다.

숨은 나무껍질 속에서 쪼개졌다.
울음은
이파리 하나에도 귀신처럼 들러붙었다.

나는 자라지 않았고
시간은 부패만을 배웠다.
잎이 아니라 혓바닥,
흙이 아니라 식은 기억.

누구도 초대하지 않았고
아무도 쫓아내지 않았다.
그저 계속
숲이 됐다.

그리고 그 속에,
나는 한 번도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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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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