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by mookssam

고단한 산맥을 넘어 새로운 길을 발명하는 사유의 기술


우리는 삶의 성취를 향해 나아갈 때 저마다의 산을 마주합니다. 성취는 단순히 노력의 양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고유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마다 우리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버티고 서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산은 우리를 가로막는 벽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험준한 산을 하나씩 넘을 때마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길이 만들어지고, 우리는 그 길 위에서 또 다른 새로움을 발견하게 됩니다.


노력의 임계점에서 만나는 도약


과학적 발견이나 예술적 성취의 순간은 늘 이 산등성이 위에서 일어납니다. 뉴턴의 만유인력이나 아르키메데스의 부력의 원리, 그리고 김연아의 3회전 점프와 같은 예술적 감각도 결국 고통스러운 노력의 순간에 찾아오는 '아하'를 통해 그 산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우리의 뇌는 본래 익숙한 것에 에너지를 쓰지 않으려 하지만, 산을 넘으려는 강렬한 '관심'이 임계점에 도달할 때 지각의 틀이 재구성됩니다. 인지과학에서는 이를 '지각의 선택성(Selective Perception)'이라 부르는데, 이는 인간이 자신의 관심사에 부합하는 정보만을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는 기제입니다. [1] 이 짧은 연쇄의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관심: 존재조차 느끼지 못했던 대상을 의식의 표면으로 올리는 첫 번째 조건입니다.

질문: '왜 이렇게 되었을까?'라는 물음으로 익숙한 사물을 다시 낯설게 만듭니다.

관찰과 해석: 질문을 통해 멈춰 있던 관찰을 움직이고, 그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재구성합니다.

아하와 유레카: 이 흐름의 끝에서 우리는 비로소 산을 넘는 '순간의 전환'을 경험합니다.


준비된 우연: 유레카라는 신의 보상


저는 이 순간을 '신의 보상'이라 부릅니다. 통찰은 결코 아무런 준비 없이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치는 행운이 아닙니다. 루이 파스퇴르가 언급했듯, '관찰의 영역에서 기회는 오직 준비된 마음에게만 찾아오는 법'입니다. [2] 꾸준히 주목하고, 의문을 품고, 질문을 쌓아 올린 사람에게 어느 순간 갑자기 열리는 문, 그것이 '아하'이며 '유레카'입니다.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서 부력의 원리를 발견한 일화[3]나 뉴턴의 발견 역시 사실은 오랜 관심과 질문이 만들어낸 '준비된 우연'이었습니다. 결국 통찰은 무언가를 새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산을 넘기 위해 쏟아부은 나의 노력들을 새로운 눈으로 '다시 보는 것'입니다. 우리가 산을 넘을 때마다 만들어진 그 새로운 길들이 모여, 비로소 우리의 삶이라는 지도는 더욱 넓고 깊어집니다.



묵샘의 질문

나는 지금 어떤 질문을 충분히 오래 붙잡고 있는가?

그 질문은 나의 관찰과 생각의 방향을 실제로 바꾸고 있는가?

최근의 ‘아하’는 우연이었는가, 아니면 준비된 과정의 결과였는가?


[1] Robbins, S. P., & Judge, T. A. (2013). Organizational Behavior. 인간의 뇌가 수많은 정보 중 자신의 목적이나 관심에 맞는 것만 선별하여 인지한다는 심리학적 원리입니다.


[2] Pasteur, L. (1854). Lecture at the University of Lille. 'Chance favors only the prepared mind.'라는 격언으로 유명하며, 지속적인 탐구가 우연한 발견을 가능케 함을 의미합니다.


[3] Vitruvius. (c. 15 BC). De Architectura. Book IX. 아르키메데스가 왕관의 순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고심하던 중, 목욕탕에서 부력의 원리를 깨달은 '유레카'의 고전적 기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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