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의 쓰레기에서 시작된 나의 질문
“왜 우리는 만들기를 할 때마다 쓰레기를 남겨야 할까?”
교실에서 수업을 할 때마다 책상 위에는 접착제, 플라스틱 조각, 테이프 쓰레기가 쌓였습니다.
아이들은 무엇인가를 만들었지만, 그 뒤에는 항상 버려지는 것들이 남았고
저는 그 장면이 오래 마음에 걸렸습니다. 어느 순간 저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종이 하나로도 구조를 만들 수 없다면, 우리는 정말 형태를 이해하고 있는 걸까?”
그 질문은 나를 다시 어린 시절로 데려갔습니다. 성북동의 친구 집에서 마음껏 종이를 접고 만들던 기억,
손끝으로 형태의 질서를 느꼈던 순간들. 그 작은 감각이 다시 깨어났습니다. 그래서 나는 100% 종이만으로 구조를 만드는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접착도, 테이프도 없이, 종이 자체의 힘과 결, 방향, 구조만으로 형태를 세우는 방법을 찾고자 했습니다.
이 여정은 자연스럽게 고대 사유로 이어졌습니다. 플라톤, 아르키메데스, 그리고 형태로 세계를 이해하려 했던 수많은 철학자와 장인들. 그들은 인류의 오래된 질문을 향해 있었습니다.
“형태란 무엇인가? 우리는 왜 어떤 꼴에 끌리는가?” 교실의 쓰레기를 줄이려는 작은 실천은 결국 ‘형태의 철학’으로 이어졌습니다. 감각, 구조, 비례, 균형, 아름다움, 그리고 인간 인식의 기원까지. 이 브런치북은 그 여정의 기록입니다. 읽고, 생각하고, 때로는 손으로 종이를 만지며 당신만의 ‘꼴 감각’을 발견하길 바랍니다.
임경묵(필명 ‘묵샘 / mookssam’) — 교사로 재직하던 시절, 학생·동료 교사·학부모·행정실 직원까지 모두가 저를 ‘묵샘’이라 불렀습니다. 그 이름에 담긴 신뢰와 친근함을 이어가고자, 지금도 ‘묵샘(mookssam)’을 필명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