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통계를 보다, 설명되지 않는 사람들이 보였다
TV에서 한 사회학자 패널이 ‘1.5세대(가구)’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그 표현은 누군가를 규정하기보다, 기존의 통계와 제도로는 설명되지 않던 상태를 조심스럽게 가리키는 말처럼 들렸다. 숫자나 비율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위치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AI를 활용해 여러 사회 통계와 자료를 다시 들여다보니, 그 감각은 더 분명해졌다. 통계는 일정한 지점까지만 삶을 포착한다. 관리 가능한 구간에서는 정확하지만, 그 이후의 시간은 개인의 몫으로 남겨진다. 예컨대 국가가 제시하는 암 생존율은 주로 ‘5년 상대생존율’로 설명된다 ¹. 필요한 지표이지만, 통계가 멈춘 이후에도 삶은 계속된다.
나는 이 구조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혼자 사는 삶’을 다루는 방식과 닮아 있다고 느꼈다. 혼인 통계는 18세부터 집계되지만, 삶의 선택이 본격화되는 시점은 대체로 30세 이후다. 또한 사회 분석은 흔히 64세를 기준으로 멈추지만, 관계와 생활의 필요는 그 이후에도 지속된다. 통계는 생존을 말하지만, 삶의 전 과정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이 매거진은 특정 세대나 관계를 평가하려는 글이 아니다. 통계가 멈추는 지점 이후에도 계속되는 삶을,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정리해 보려는 기록이다. 나는 이 상태를, 우선은 ‘1.5세대’라는 말로 불러보려 한다.
TV에서 그 말을 듣는 순간, 오래전에 겪었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당시에는 이름 붙일 수 없었지만, 지금 와서 보니 그 경험은 통계와 제도가 포착하지 못하는 어떤 상태를 이미 보여주고 있었다.
이야기는 최근의 일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 통계청, 「국가암등록통계」, 최근 연도.
Photo by Nothing Ahe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