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순의 노모를 모시는
한 후배의 말을 들었다.
어머니는
아침이면 일어나
건물 청소 일을 하신다고 했다.
누군가에게는
그 일이 생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어머니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집도 있고,
자녀들도
각자의 몫을 다하고 있다.
생활이 당장
막막해서
일을 나가는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어머니는
매일 아침
몸을 움직여 일을 하신다.
그 결과로
매달 200여만 원의 수입이 생긴다.
8순의 연세에.
이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대단하다’는 말보다
‘분명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건
돈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의 방식에 대한 선택이었다.
일을 한다는 것은
수입을 얻는 일인 동시에,
하루의 구조를 유지하는 일이다.
아침에 일어날 이유가 있고,
몸을 쓰고,
사람을 만나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 리듬이
몸을 지탱하고,
생활을 붙잡는다.
시니어의 경제는
꼭 연금이나 자산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몸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지속 가능한 활동을 유지하는 것,
그 자체가
하나의 경제이자 생활이다.
이 어머니의 선택은
모범 답안이 아니다.
모두가 따라야 할 길도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하나의 사실은 있다.
시니어의 삶에는
하나의 정답만 있지 않다는 것.
누군가는
업으로 살고,
누군가는
몸을 쓰는 일을 하고,
누군가는
관계와 활동을 중심으로
생활을 설계한다.
중요한 것은
얼마를 버느냐보다
어떤 리듬으로 하루를 사는가다.
지속 가능한 생활은
통장 잔고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몸이 움직이고,
하루가 구조를 갖고,
스스로 납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Photo by Greta Hoff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