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산보
하루 한 조각 기록하는 A piece per day
그림 한 장과 단상을 몇 주간의 짧은 호흡으로 기록하며,
주말은 쉽니다.
- January [나고야 여행]
05- 산보
고요한 산보를 백퍼센트 누리고 싶다면, 일 년 중 가장 긴 휴일이 있는 연말연시의 일본 소도시야말로 제격이 아닌가 싶다. 사람은커녕 고양이 한 마리도 코빼기도 안 보이는 골목길의 언덕을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또 한 살 먹었구나’ 한다.
나이를 먹는 건 점점 더 치밀하게 비참해져 가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쌓이는 데이터에 대해 생각해 보면 딱히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몇 년 전에 비해 최근의 나는 나를 더 컨트롤하기 수월해졌고, 마음의 생채기를 지니고도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단연코 조건 없이 먹을 수 있었던 나이 덕분이다.
그리고 정성껏 나이를 먹기 위해서는 실컷 실패하는 것이 필수불가결하다고 느껴진다. 자신에게 실망도 해 보고, 관계에 상처도 받으면서 온갖 종류의 절망을 느껴 보는 것. 그래도 아는 문제를 또 틀리지는 말아야지. 차라리 새로운 문제를 실컷 틀리겠어요.
소음을 덜어내고, 그 자리에 남은 평화로운 찰나와 초록에 귀 기울입니다. 자연과 생활이 만나는 경계에서 유독 마음에 남는 것들을 관찰해 기록합니다. 사소한 장면들로 하루와 세계를 잇는다고 믿으며, 평화로운 찰나와 일상의 조각을 수집합니다.
물풀(moolpul)
@moolp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