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은 평생 기억에 새겨진다
진짜 가장 고통스러운 상황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약 먹는 것을 잊어버렸다.
그래서 하교 후 6시에 약을 먹은 적이 있다.
이 약은 지속시간이 약 11~12시간이다.
1차 피크, 2차 피크 타임이 나뉘어 있다.
즉, 졸리다 싶으면 정신이 재각성한다.
낮에는 좋지만, 만약 숙면을 취하고 싶다면?
몸은 재워달라고 아우성을 친다.
하지만 정신만큼은 엄청나게 맑다.
에너지 드링크 10개는 마신 느낌.
다음 날 약 사이클을 맞추기 위해,
잠을 자지 않고 약을 다시 복용했다.
누적된 피로는 일주일 간 지속됐다.
그 이후 만일 복용 시간을 놓쳤으면,
가급적 복용하지 않고 다음 날까지 기다린다.
이건 언제나 나타나는 특징이 아니다.
몇 개월에 1번씩 먹다 보면, 약을 먹었을 때
극도의 안정감을 주는 경험이 소름 돋는다.
어떤 자극적인 경험도 무감각하고,
심지어 복용 직후는 성욕도 생기지 않을 때도 있다.
세상은 무의미하다는 극도의 안정감이 찾아온다.
그 가운데, 나는 과연 누구일까?라는 생각이 찾아온다.
이 몸은 내 것이 맞을까? 몸과 정신이 떨어져 있는 것 같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길을 걷는다.
가장 기억에 남을 때는 겨울이다.
함박눈을 밟으며, 극도의 안정감이 우울증인가 사색한다.
의사와 상담을 했을 때 우울증 초기 증세와 비슷하다고 한다.
지금은 약에 익숙해져 거의 그런 경험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무서운 약의 부작용 중 하나였다.
평소와는 다르게 집중하기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혹여나 실수하면 어쩌지? 같은 불안함.
이런 생각이 증폭되어, 약에 의존하게 된다.
중독성과는 약간 다른 맥락이다.
불안하긴 해도, 계속 먹고 싶고 그러진 않다.
우리가 저시력자가 안경을 찾아도 중독이라 부르지 않는다.
그거랑 같은 느낌으로 생각하면 된다.
불안감은 과거 나를 많이 괴롭혔던 감정이다.
학생 시절 공부할 때 특히 겪었던 현상이다.
약을 먹지 않았고, 빠트렸다는 불안감이 겹쳐
상당히 멘털을 흔들리게 만들었다.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 같은 각성제를 마신다.
그러면 약효만큼은 아니어도, 비슷한 효과를 얻는다.
또한 할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하루를 무장한다.
약을 먹지 않은 날은 무거운 일은 다음 날로 미루면 된다.
자신의 효율이 100%가 아님을 깔끔히 인정하자.
안경을 착용하지 않고 출근한 것과 같은 것이다.
약을 먹지 않든, 먹든 똑같은 자신이다!
나라에서 진료를 받은 사람만 소유 인정을 해주는 약이다.
아무리 이 약을 12년 간 먹었어도, 오남용은 절대 하지 않았다.
부작용을 겪은 순간, 이 약을 잘못 다루면 난 큰일 난다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ADHD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있다.
절대로! 약을 먹는 사람들은 오남용은 생각도 하지 말자.
이 약이 사회에 어떻게 비치는지 알아보려 한다.
군대에서 내가 이 약을 복용하는 과정들을 적어보려 한다.
역시 ADHD는 부정적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