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동반자와 입대마저 같이 하다니.
군대는 모든 것을 통제 받는 삶이다.
내가 무슨 약을 먹는 지도 모두 파악해야 한다.
물론 이 약을 오래 복용하면 군대를 빠질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ADHD가 4급 받을 수준의 질병이라 인정하기 싫었다.
군대는 싫었지만, 군대를 가지 않았을 때 불이익이 더 싫었다.
그래서 ADHD 약을 복용한 채로 입대를 결심했다.
나는 공군 복무 중이기 때문에 1년 9개월을 있어야 한다.
지금 약 80% 군복무를 마친 상태이다.
군 생활 물론 진짜 싫증이 날 정도로 끔찍했다.
하지만 여기서 운동, 공부, 독서를 반복하며 나를 관리했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엄청 많이 만날 수 있었다.
1번 정도는 이런 시간을 가져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아, 너는 정신과 약을 복용중이구나.
사람은 엄청 입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운동과 독서와 여자와 공부를 동시에 좋아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기억속엔 인상깊은 하나의 정보만 남는다.
부모 잃은 아이, 독서광, 지저분한 아이 등등 하나의 정보로만 첫인상이 남는다.
ADHD는 그러한 요소 중 최고로 인상깊은 주제이다.
나는 다른 요소를 주변 사람들에게 비치고 싶지만,
약을 복용한다는 사실이 모든 것을 점철하는 것이다.
내가 조직에 적응하고, 내 캐릭터가 정해진 후 필요할 때만
약을 복용 중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사실 같은 생활관을 쓰는 사람들에겐 군생활 내내 숨기기 힘들다.
이미 내가 괜찮은 사람인 것을 안 상대에겐 ADHD 약을 먹는 사실은 별 것 아니다.
선입견보다 오히려 궁금증을 가진다. 어떤 느낌인지, 언제 먹는지 등.
대부분의 군생활은 시간이 갈수록 헤이해지기 마련이다.
나는 5시 반에 눈이 떠져, 아침 독서와 조깅을 한다.
연등을 하는 밤에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새벽에는 모든 것이 고요하다.
이런 생활을 1년간 꾸준히 반복했다.
새벽운동을 하는 간부들과 친해졌다.
그러니 사람들에게 성실한 사람이란 인식을 새길 수 있었다.
덤으로 취미인 독서와 6개의 자격증, 근육까지 챙겼다.
물론 약을 먹지 않으면 빠뜨리는 경우가 많다.
마치 안경을 안 쓴 근시와 같다.
하지만 반대로 약을 복용하면 집중력은 남들과 같다.
그래서 성실한 군생활도 무리없이 끝낼 수 있다.
이 약에 내 인생을 휘둘리면 안 된다.
나는 이 약이 있든 없든 빛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괜히 ADHD가 있다고 남들이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면,
이 글을 보고 힘을 얻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