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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무 Jan 11. 2024

미움받을 용기… 타인의 인정욕으로 나를 좌우하지 말 것

진정한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 편이 낫다

 인생을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주제로 청년과 철학자의 대화 형식으로 엮인  '미움받을 용기'는 아들러 심리학에 단순 명쾌한 해답을 함께 수록하고 있다. 이혼 전 나의 독서 스타일은 육아·에세이·우울증, 자존감에 관한 책 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혼 후 이혼 관련서적·심리학·경제학·멘탈 관련 책들로 바뀌었다. 이전에 읽었던 책들도 무척 도움이 됐었지만, 삶에 있어 전반적인 모든  다 엎어지고 리셋된 시점에서 이전과 다른 시각과 마인드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이혼녀, 두 아이를 양육하는 워킹맘의 하루는 육아, 살림, 경제활동한 사람이 오롯이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어려운 점이 있다. 분명 나보다 더 힘든 일정을 소화해 내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모두의 의견에 '좋은 게 좋은 거다' 란 안일하고 착해빠진 생각으로 인생의 전반을 살아왔던 나로서는 이혼 후 홀로서기는 꽤나 녹록지 않았다. 이때 내가 가장 바뀌어야 하는 것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순두부 같이 말랑말랑하고 금방이라도 터져 으깨져 버릴 것 같았던 나의 멘탈이었다. 누군가 수저로  하고 찔러 넣으면 나는 금방이라도 물폭탄이 돼버릴 것만 같은 수분기 잔뜩 머금은 순두부처럼 흐리멍덩하고 말캉함 그 자체였다.


그래서 이 말랑한 멘탈 강화를 위한 책으로 철학자, 심리학 관련 책을 더 많이 읽게 되었던 계기였기도 하다.


#1

아들러의 심리학 '미움받을 용기'에서는 인간관계의 중심에서 경쟁이 있으면 인간은 영영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불행에서는 벗어날 수가 없다고 말한다. 애초에 인간은 타인의 인정욕구를 원하는 존재지만, 타인의 인정을 원할 때 나 자신이 아닌, 타인의 바운더리 안에서 맞춰진 삶을 살아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는 갈등과 불편함이 생기는 모든 인간관계에 대해서 나 스스로가 포기, 또는 양보를 선택하며 타인의 인정욕을 바라는 나약한 존재였다. 지금도 이전과 크게 변화하진 못했지만, 꾸준히 바뀌려 노력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남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어떤 식으로 비치던 나 자신이 나를 싫어하지 않고, 인정받지 못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주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관점에서 나는 실패자 혹은 인생에 오점을 남긴 이로 비칠 수 있다. 또는 책임지지 못할 과제를 갖고 일을 크게 벌이는 무능력한 사람으로도 오명이 씌워져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평가절하한다고 하여 나 스스로 고통을 주고 괴로워만 한다면, 그리고 남의 평가에 못 이겨 결국 자녀 양육을 포기한다면, 나는 결국 내가 자유(이혼)를 선택한 것에 대한 항복(포기)을 선언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꾸준히 읽곤 했었다.


#2

남들의 시선에서 나는 어떻게 비칠까, 나는 어떤 사람으로 각인될까 하는 고민은 애초에 하지 않아도 될 고민이며, 또 남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 딥하게 들어가 봐야 결국 나를 깎아먹는 일임이 분명하다.


나는 유년기 시절부터 타인과는 조금 다른 생활환경에 불편을 겪었던 사람 중 하나다. 그래서 남이 나에 대해, 우리 가족에 관해 내리는 평가에 대해 마음을 많이 썼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칭찬을 받진 못할지언정, 한 번 잘못해 버리면 엄마 없이 큰 자식이라는 꼬리표가 나를 따라다닐 것만 같아서, 그래서 더 착하게, 선하게 살려고 노력하며 살았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온 일생은 결국 좋은 게 좋은 게 아니었고, 좋게 말해 착한 사람, 나쁘게 말하면 호구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정받지 못한다는 대가를 치르지 않고 남의 눈치를 보며 남들 입맛에 맞춰가며 삶을 살아가는 저자세가 나 자신의 자유를 누르고 내 뜻대로 살 수 없게 만든 것이었다.


#3

이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상대적으로 많은 가족 구성원이 있던 시댁과 그의 측근들은 나를 아이를 볼모로 데리고 간 무능력한 엄마로 낙인찍고, 저들끼리 나를 저평가하고 있다는 소리를 그에게서 들었다.


내용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이혼에 관한 소문, 저들끼리 입방아를 찧으며 가정사가 오르내린다는 점에 억울함도 들고 화도 났지만, 나와는 더 이어갈 인간관계가 없을 그들 개개인에게 해명하기보단 그렇게 오해하고 놔두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했고, 일일이 해명하지 않아도, 나를 나쁘게 바라봐도 나는 상관없다 다짐했다.


내가 살아온 인생에 있어 노력해 온 십여 년의 결혼생활과 자라왔던 고향에서의 안 좋았던 기억들은 그렇게 불행했던 기억들로 자리했지만, 나는 그곳을 떠남으로써 그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애초에 나의 인생은 내가 선택했고, 내가 살아왔던 삶의 방식을 버리고 바꾸기 위해 이혼(선택)이라는 큰 용기를 냈기 때문에 내가 선택한 일에 대한 불만은 없다. 하지만 행복해질 용기는 꽤 쉽지 않았기도 했다. 내 생각의 회로를 완전히 바꿔야지만 그 일이 납득이 되지 않더라도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4

아들러는 타인의 과제를 버리고 자기 수용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라고 한다. 타인의 기대에 따라 살게 되면 자신의 삶은 없어지고 꼭두각시처럼 수동적인 삶을 살게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타인의 인정을 얻지 못하면 열등감을 느끼게 되는 나로서는 굉장히 의미가 깊었던 내용이었다. 사실 그렇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타인의 시각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내가 하고자 하는 방향과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기에, 타인의 인정 대신 나 자신이 원하는 일, 나 자신이 선택하고 이루어낸 결과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던 저렇던 타인의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원초적인 이유는 나 자신을 좋아하고 싶어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고 싶어서에서 발현된 것인데 그러기 위해선 타인의 인정대신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게 노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5

이혼 후 나보다 두어 살 많은 친언니가 내게 말했다. "다른 사람보다는 인생이 힘들게 느껴질 때가 있을 거야. 아이들을 네가 키우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네 젊은 날을 포기하고 엄마의 삶을 선택했지만. 거기에 대해 오는 행복감도 있을 거야. 하지만 많이 어렵긴 하겠지. 그래도 아이들은 너를 닮아 잘 크게 될 거야. 부유하지 않아도 천성적으로 착한 너의 선함과 사랑이 아이들에게 돌아갈 거야. 상대방(그)이 아이들을 양육하게 되면 부유한 환경에서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모두 누리고 살게 되겠지만, 이기적이고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어른으로 성장하게 될 거야. 돈으로 뭐든 다 해결할 순 없는 일이야. 넌 잘 해낼 거야."


그때의 나는 남들로부터 받는 인정(고향에서 나를 향한 저평가)이 완전히 잘못되었고, 내가 한 선택이 그렇게 잘못된 것이었을까 하는 자괴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부유하지 못한 나 자신과 능력밖의 일을 내가 끌어왔다는 사실에 대한 괴로움, 그리고 가난을 물려주게 되지 않을까,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싶은 걱정이 가득했다. 하지만 순간순간, 이따금씩 내게 응원의 메시지를 건네는 따뜻한 위로에 나는 다시 한번 잘 살아야겠다. 나를 타인의 잣대에 들이밀지 말아야겠다 하고 다짐하곤 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났다. 그리고 나는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불행하고 괴롭고 실패한 인생을 살고 있지 않다. 아니, 그보다는 나 자신과 우리 아이들이 밝게 성장해 가고 있는 모습에 행복할 뿐이다.


#6

내가 변하지 않으면, 나 자신이 나를 믿지 않으면 나 자신은 변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지금까지 유지했던, 잘못된 믿음을 버리고, '나는 불행한 삶을 살아가지 않겠다. 나는 행복해질 용기가 필요했을 뿐, 남들보다 부족하지 않다. 이대로의 내가 편하고 그 편한 삶에 안주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하고 자각을 하고 그 상태에서 나를 깨고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어려운 상황에서 쉽게 용기를 내고 박차고 나올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을 안다. 책 한 권을 읽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책일 수 있고 반대로 나처럼 계속해서 두고두고 보며 자신이 처한 삶에 적용시키려 하는 사람도 현존한다. 책에서 접하게 되는 무수히 많은 고난과 경험, 그리고 이겨낼 수 있는 힘에 대해 주목하고 내게도 어떻게 적용을 시켜 헤처 나갈 수 있을지를 알고 싶고, 또 내가 생각할 수 없던 방법들을 나름의 방법으로 세워 그 상황을 지혜롭게 이겨나가고 싶기 때문이다.





- 여러분은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던 적이 있습니까? 남들에게 내려지는 평가와 칭찬 때문에 내가 원하지 않았던 일들도 타인의 기준에 맞춰 행동했던 적이 있나요?



사진출처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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