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문화, 새로운 사람
틴더앱을 통해 브라질리언 친구를 알게 됐다. 나랑 동갑이었고, 어학원을 다니고 있는 친구였다. 틴더는 가까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는데 이 친구도 다운타운에 살고 있었다. 그래서 어렵지 않게 오프라인으로도 만날 수 있었다.
어느 날, St. Patrick's Day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그게 뭔지 물어보니 성인을 기리는 날이라고 했다. 전혀 들어본 적 없지만 재밌을 것 같아서 Hangout 하기로 했다.
친구를 따라 방문한 바는 패트릭 성인을 기리기 위해 초록색 장식으로 이곳저곳을 꾸며둔 곳이었다. 우리는 그날만 특별히 즐길 수 있는 초록색 맥주를 시켰다. 그리고 타향살이에 대한 이야기와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브라질리언 친구와 2-3번은 오프라인으로 Hangout 했었다. 그 친구도 일을 하지 않고 어학원만 다녔고, 나도 해봤자 카페 일만 다녔기 때문에 시간 맞추기가 쉬웠다. 하지만 그러다 서서히 연락을 끊었는데,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이야기하는 데엔 너무 흥미로웠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친구의 눈빛이 뜨거워졌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건 포기하지 않았다. 틴더앱에서 몇 번의 시도 끝에 새로운 친구를 만났다. 스코틀랜드인 친구였다. 스코티쉬 친구는 캐나다에 살기 위한 영주권(PR, Permanent Residence)을 따기 위해 밴쿠버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영어가 모국어인 친구였지만, 스코티쉬 영어를 썼다. 미국식 영어로 교육을 받아온 내게는 영국식 영어가 어려웠다. 근데 그보다 악센트가 강한 스코티쉬 영어는 더 듣기 힘들었다.
이름은 Mick. 믹도 아니고 밐도 아니고 미잌ㅎ 이런 식으로 발음하는 애칭이었다.
무튼 영어가 모국어도 아니고, 스코티쉬 영어 듣기는 더더욱 취약한 나를 그는 이해해 주었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단어로 아주 천천히 말을 해줬다. 선생님처럼은 아니지만 내가 막히거나 틀리게 말하는 게 있으면 짚어주곤 했다.
Mick에게는 밴쿠버에 지내는 유러피안 친구들이 몇 있었다. 그래서 그들을 만날 때 나를 초대해서 같이 놀기도 했다. 그 친구들 중에는 Mick과 같은 스코틀랜드에서 온 친구도 있었는데 그 둘이 대화를 나누면 전혀 알아듣지 못했고, Mick이 다시 나에게 통역(?)을 해주면 그때서야 알아들을 수 있었다.
캐나다에 오기 전까지 가족들 외의 사람들과 지내본 적이 없었다. 학교 다닐 때도 집에서 통학을 했고, 기숙사 생활을 해본 적도 없다. 한국에서 독립의 '독'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캐나다에 오면서 첫 독립을 경험한 것이다.
그래서 가족이 아닌 사람들과 지내는 법을 이곳에 와서 처음 경험해 봤다. 신경 써야 할 것도 더 많고, 신경 쓰이는 것도 더 많은 생활일 수 있었다. 하지만 정말 럭키하게도 좋은 하우스메이트들을 만났다.
모두 워킹홀리데이로 온 친구들이었고, 하고 있는 일도 다르고 머문 시기도 다르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K-pop이 알려지기 시작했던 시기로 강남스타일부터 시작해서, 당시 클럽이나 바에 가면 들을 수 있는 팝송으로 우리는 하나가 되어 즐길 수 있었다.
자주는 못했지만, 시간을 맞출 수 있다면 저녁을 함께 했다. 다들 가난한 워홀러라 푸짐하거나 비싼 음식은 아니었지만, 각자 준비할 수 있는 음식들로 저녁을 즐겼다.
그렇게 카페 생활도 익숙해지고, 하우스메이트도 생기고, 또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친구도 사귀었지만 뭔가 심심했다. 또 가난했다. 카페에서 일하는 것만으론 내가 만족하는 만큼 돈을 벌 수가 없었다. 금세 Shift가 늘긴 했지만 둘쭉날쭉했고, 수입이 크지 않았다.
만날 친구도 별로 없고, 돈을 벌고 싶었으니 어딜 놀러 가지도 않았다. 그러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좀 더 팁을 받을 수 있는 Job을 찾기로 했다.
캐나다에 온 지 4개월째였다.
이 글은 2017년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