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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한량 Sep 02. 2016

채찍질 하기 그게 제일 어렵다

난 왜 이러고 살까?

회사를 그만두고 재충전(그냥 논다)하다 보면 참 행복한 일이 많다.


온 신경을 거스르는 알람이 아닌 따스한 햇살에 잠깨기

느지막히 점심을 먹고 티비를 보다 나도 모르게 잠들기

햇살 좋은 날에도, 비가 오는 날에도 언제나 최상인 그곳에서 커피 마시기

평소에는 꿈도 못 꾸던 월,화 드라마 본방 사수

('닥터스'가 끝나고 우울증에 빠질 뻔한 나를 구원해준 '구르미 그린 달빛'의 제작진과 김유정에게 찬사를~!!)


무엇보다 즐거운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열심히 노동의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친구들 약올리기!!!

(이게 백수 삶에 있어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하지만...


자기 반성을 하기를 좋아하는 나에게

백수 생활은 끝임 없는 자기 반성의 시간이자

너무나 한심한 나를 마주하는 시간이다.


언뜻 자기 반성을 많이 하는건 좋은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이 과유불급

반성만 하고 실천이 없으니 끊임 없이 반성만 하는 나를 보며 다시 반성하고 자괴감에 빠진다.

물론, 30분만 지나면 원위치로 돌아가지만...


회사를 그만두면서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일들에 대한 리스트를 만들었다.

그 중에서 실천한 것은?

하... 다시 자괴감이 밀려온다...


남에게 조언을 하고 때로는 충고를 하며 세상 둘도 없는 있어 보이는 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런 남자가 되는 것은 정말 어렵다.

누군가를 비난 하고 혀끝을 차는 일은 세상 무엇보다 쉽지만

나를 채찍질 하고 내가 원하는 나를 만들기란 세상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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