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카페에서 응원 받기
고객사와의 월간 미팅
협력사와의 프로젝트 미팅
때로는 업무 관련 직종의 사람들과 점심을 먹거나 차 마시기
일을 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낮인지 밤인지 날씨가 더운지 추운지도 모르고 지내다
누구나 로맨틱해지는 햇살 좋은 날의 오후 2시에 외부 미팅을 나가는 경우가 생긴다.
대부분의 미팅은 서로 간의 기싸움으로 무겁기 마련 이기애 언제나 발걸음이 무겁다.
하지만...
어떤 날의 미팅은 지쳐버린 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잠깐의 시간을 선물해 주기도 한다.
(물론, 회사에는 비밀이다. 미팅이 2시에 끝났어도 난 3시까지 미팅을 한걸로....)
그럴 때면 혼자 카페에 앉아 홀로 잡지의 메인 모델이 된 것처럼 우아하게 커피를 즐긴다.
내가 있는 곳이 뉴욕이 아니고 내가 하는 일이 프라다를 만드는 일은 아니지만
그 순간만큼은 뉴욕을 누비는 젠틀맨이다.
마음은 스마트해 보이는 남 부럽지 않은 젠틀맨이지만
나도 모르게 부러움을 가득 담은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카페에 앉아 음악을 듣거나, 멍을 때리거나, 책을 보는 사람들이다.
내가 간절히 원하지만 누리지 못하는 것을 그들이 가지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그래도 잠시 주어진 시간에 감사하며 오후 2시의 햇살을 마음껏 즐기며 나를 위로했던 시절이 있었다.
백수가 된 지금은? 귀찮아서 안 나간다...
그래도 가끔 카페를 찾아 책을 읽는 날들이 있다.
그런 날은 대부분 알 수 없는 불안함이 나를 두렵게 할 때다.
계속 집에만 있자니 너무 나태해지는 것 같고... 무엇이라도 하자는 마음에 카페를 찾는다.
누구나 로맨틱해지는 햇살 좋은 날의 오후 2시의 카페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치열하다.
낭만도 우아함도 오후의 나른함도 없다.
시집 보다는 토익, 소설책 보다는 SAAT, 인문학책 보다는 공무원 준비서 등이 가득하다.
그들은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이거나 나처럼 새로운 꿈을 위해 잠시 쉬어 가는 사람들이다.
그들도 나와 같은 불안함에 그곳에 있을 것이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려고 한다.
그러면 조금 위안이 된다.
우연히 마주치면 무언의 눈빛을 보낸다. "힘드시죠~ 걱정 마세요. 잘 될 거예요."
그러면 그쪽에서도 무언의 눈빛이 날아온다. "한량님도 힘내요!! 우리 모두 잘 될 거예요."
그렇게 찰나의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각자의 일에 집중한다.
물론, 소설이다.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지 모른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을 때 나는 카페에서 나의 동지들과 무언의 응원을 보내며
그렇게 힘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