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은 그 위로로 하루를 마감한다
아침 출근길,
오랜만에 더위가 가시고 옅은 바람이 불었다.
도로변 높게 자란 나뭇가지의 연두, 초록 이파리들이 바람에 자잘하게 움직였다. 잎사귀에 맺힌 햇빛이 사그락 거리며 쉼 없이 반짝였다.
햇살 좋은 날 한강에 잔잔히 흔들리는 물결처럼
같은 리듬으로 나뭇잎이 반짝였다.
크리스마스 장식처럼, 조명보다 더 자잘하게 빛이 움직였다.
오래도록 움직임을 바라보다가
1800년대의 반 고흐가, 모네가, 쇠라가 그토록 그리고 싶어 하던 빛의 움직임.
캔버스에 저 찬란한 빛의 움직임을 담고 싶어 간절하게 일기에 쓰고, 치열하게 연습하던 그들의 시간을 떠올렸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만난 아침의 그 나무는 언제 빛이 있었냐는 듯 어둠을 잔뜩 흡수하고 있다.
자연이 주는 위로들로
하루를 마감하고 산다.
201806
번아웃이 찾아왔던 작년 6월 일기
#그리고요가하는일상 #꾸준한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