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프랑켄슈타인

우리는 둘 다이다

by 책방별곡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창조했고 외면했고 도망쳤다. 그리고 우리는 그의 피조물을 '괴물'이라 불렀다. 하지만 영화 내내 내 눈은 괴물이 아닌 창조자를 쫓고 있었다. 이름을 주지 않은 자, 눈을 마주치지 않은 자, 책임을 끝내 지지 않은 자. 진짜 공포는 번개와 실험실이 아니라 그 외면하는 뒷모습에 있었다.
메리 셸리가 열여덟에 써 내려간 이 이야기가 200년이 지나도 서늘한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괴물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혐오도 폭력도 결국엔 누군가의 무관심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영화는 그 진실을 비교적 담담하게 그러나 끈질기게 붙들고 있다.

영화는 완벽하진 않았다. 중반부의 호흡이 더러 늘어지고 몇몇 장면은 원작이 가진 문학적 밀도에 닿지 못한 채 표면에서 머물렀다. 그럼에도 충분히 강렬하다.
책장을 덮을 때와 비슷한 감각. 다 읽고 나서도 한동안 그 세계가 몸 안에 남아 있는 그런 느낌.
우리는 모두 조금씩 빅터이거나 그의 피조물이다.


매거진의 이전글책 《혼모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