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eloper Relations 라는 직무에 대하여
**이 글은 우아한형제들 재직중 기업블로그인 배민다움에 작성한 글을 옮긴 글입니다. (원문보기)
메일 주신 지가 좀 되었는데, 회신이 좀 늦어졌습니다.
가볍게 회신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 저도 차분히 시간을 들여 읽어보고 회신을 드리고 싶었어요.
현재 개발자로 근무하고 계시면서 DR 담당자로 전직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씀 해주셨는데요, 같은 경험을 공유하고 있지 않은 제가 어떤 내용으로 답을 드리면 좋을까 고민하다 제가 느끼는 Developer Relations 업무의 장점과 단점을 숨김 없이 말씀드리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타 직무와 비교하여 Developer Relations 라는 직무는 채용과 조직 구성이 얼마 되지 않기도 하고, 각 회사마다 해당 조직과 담당자에게 기대하는 바가 조금씩 다를 수 있어요. 이 부분을 감안하여 우아한형제들의 DR 담당자 문수민의 이야기로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DR 담당자는 소통과 교류를 위한 다양한 이벤트와 교육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만들며 또 운영하는 사람입니다. 이를 통해 개발 조직을 내부적으로 단단하고 외부적으로는 매력적으로 만드는 업무를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개발자들을 돕고 조직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에 큰 뿌듯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Developer Relations 담당자라는 타이틀 안에 Relations 라는 단어가 말해주듯 관계를 형성하고 그 관계를 기반으로 소통을 활성화하고 문제해결에 기여할 때 큰 매력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 건강한 개발 조직문화 형성을 지원합니다.
내부로는 파편화 되어있는 일의 방식에 대해 “건강한 개발 문화”로 논의될 수 있도록 제안을 하기도 하고,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의 병목을 찾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도 하고요.
– 소통의 허브가 되고자 노력합니다.
여러 조직들의 고충을 듣고 DR 관점에서 지원하고, 개선할 수 있는 여러 안건을 적합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서로 다른 팀, 그리고 회의체로 전달하는 일도 합니다.
– 벽을 허물고자 합니다.
잘 다져진 내부의 이야기를 포함하여 우아한형제들이 기술적·서비스적인 시행착오와 마주한 문제, 해결 방식들을 외부로 공유하여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회사 혹은 담당자분들께 도움이 될 때 특별히 더 이 일의 소중함을 느낍니다.
이렇게 피부로 느끼는 성취감이 있는 반면에 DR담당자로서의 고충도 분명히 있습니다.
– 업무에 대한 지속적인 설득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먼저, DR조직은 기존 전통적인 조직(팀 혹은 실 단위)과 그 형태가 조금 다릅니다. 기존 조직은 조직 하나 하나가 전문성을 가지는 세로 형태의 조직들이라면 DR조직은 이미 존재하는 세로형태의 조직 위를 가로지르는 가로 형태의 조직입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여러 고충들이 있는데요, DR담당자로 “채용”이 되어 일을 하면서도 DR이라는 조직과 업무에 대해 끊임없이 타 조직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며 일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 “잘 한다는 것”의 기준과 모델을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Developer Relations 담당자의 업무 정의가 회사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회사에서 기대하는 바를 이해하고 그에 부합하게 혹은 더 나아가 성과를 내는 데에 있어서 스스로의 노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지속적으로 물어봐야 하고 고민해야 하고 “잘 한다는 것”의 기준과 모델을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 전문성과 방향성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게 됩니다.
개발자와 가깝게 일하는 만큼 조금 더 분명하게 전문성을 쌓아 나가는 그분들과 스스로를 비교하게 됩니다. 이직과 승진이 그만큼 흐릿하기도 하고요.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는 DR업무이기에, 아래와 같은 성향을 가진 분들이라면 조금더 빠르게 업무에 적응하고 스스로의 기대에 부응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 소통에 담대한 자세를 가지신 분이면 좋습니다.
DR담당자로 때로는 현업 개발자의 위치에서 그들을 100% 이해하지 못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는 책임이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개발조직 구성원분들의 이야기를 늘 들어야 합니다.
막 입사하신 신입개발자부터 CTO님까지 연차와 직무 구분 없이 소통할 수 있는 담대함을 갖추신 분이라면 빠르게 적응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 배움의 자세를 가지고 계신 분이면 더욱 좋습니다.
넓이와 깊이를 잴 수 없는 프로그래밍 분야를 커버해야 하는 일인 만큼, 늘 나는 개발자에게 배워야 하며, 나의 성취는 공로를 나누고 또 돌릴 때 커진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렇게 메일을 작성하고 있는 저도 부족한 점이 많아서 이 글을 쓰면서도 스스로 반성도하고 또 부족한 부분을 더 채워보리라 다짐하게 되는데요, 이런 스스로 점검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얼마전 개발자에서 Developer Relations 담당자로 전직을 고민하는 분을 소개받아 메일을 주고받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DR 업무로 전직을 희망하는 분께 제 일을 소개하는 것은 저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자 또 제가 하는 업무를 좀 더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기에 메일을 일부 편집하여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