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사랑의 힘

사랑의 힘

<제 3 부> 맹자님, 인간이 善합니까?

by 청목

10. 최모 일병의 검거에 대한 진술



판결문 : 제15사단 수색중대 제1소대 본부를 발견, 밥을 얻어먹기 위하여 접근타가 보초 근무 중인 일병 최모에게 발견, 검거됨으로써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친 것이다.


그가 5월 2일 오전 부대를 나와 이틀 뒤, 5월 4일 새벽 3시경, 무엇보다 자신이 부대로 다시 복귀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귀대하던 도중, 어둠 속에서 자기 부대로 착각하고 찾아간 이웃 15사단 초소에서 초병인 ‘최모 일병’을 만나게 된다. 박병장이 먼저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자기 부대로 가는 길을 물었을 때, ‘최모 일병’은 당시 ‘신병’이라 이곳 지리를 잘 모른다며 대신 선임들이 있는 자기네 내무반으로 앞장서 안내를 해주었다.

그러나 보안대 조사팀은 당시 초병인 ‘최모 일병’을 사전에 소환하여 처음 박병장을 만났을 때, 자기네 내무반까지 박병장을 ‘북으로의 탈주범’으로 검거하였다고 거짓 진술하도록 강요했다.

당시 보안대 조사팀의 ‘강압적 위협’에 그러한 요구는 신병이었던 ‘최모 일병’에게 있어 그 일이 무엇인지, 그렇게 시작된 일이 결국 한 사람, ‘박병장’의 운명을 어떻게 몰고 갈 것인지 전혀 예상하거나 알지 못했다. 그저 신병이었던 ‘최모 일병’은 당시 그들, 보안대의 서슬에 그들이 지시하는 대로 꼼짝없이 따라야 했다.


“너는 무조건, 네 생각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묻고 시키는 대로, ‘예’, ‘아니오.’ 이렇게만 대답해!”

그리고 ‘예’, ‘아니오.’를 대답할 때에도 어디까지나 그들이 하라는 그 순서에 따라 해야 했으니, 법정에서 실제 ‘증인’으로 출석하기 전에, ‘예’, ‘아니오.’라고 단순히 대답하는 것도 순서를 바꾸어서 말하면 아니 될 것이므로, 그들이 요구하는 답변과 다르게 증언하지 않도록 사전 교육을 철저하게 했을 것이다.

그러니 당시 박병장을 만나, 실제 그 상황에서 있었던 사실, 당시의 일은 그대로 덮어버렸고, 오직 그들이 시키는 대로 ‘예’, ‘아니요’로만 답변하도록 강요했던 것이다.

P병장으로서는 조사 과정에서 초병 ‘최모 일병’이 사실과 다르게 ‘검거했다’고 증언했다는 말을 듣고, P병장은 조사관에게 당시 ‘최 일병’을 직접 대면, 만나게 해달라고 누차 요구했으나 그들은 ‘박병장의 요구’를 철저하게 묵살하였다.


또한 당시 초병 ‘최 일병’이 P병장을 내무반으로 안내하여 처음 함께 조사했던 15사단 선임들 역시 당시의 상황에서 그때가 밤이긴 했으나 P병장이 어깨에 총을 메고 내무반까지 따라오던 그날의 상황을 그들, 모두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다.

그 정황에 대해서 초병 최 일병이 그저 앞장서 안내하였을 뿐, 자기들도 직접 조사하는 과정에서 분명 ‘북으로 탈주를 의도한 것이 아니었고, 박병장이 자기 부대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물었다는 것’을 내무반에 있던 선임들은 모두가 듣고 알고 있었다.

그들 내무반 선임들은 P병장으로부터 그 진술 과정에서 이미 들었고, 또한 그들은 초병 ‘최일병’과 같이 신참도 아니었다. 당시, 거기 내무반에는 선임들이 여럿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 하나 나서서 P병장을 위해 사실대로 이의(異意)를 제기하지 않았다. 거기에 대해서 실제로 아무도 관여하지 않았고, 오히려 비상연락망을 통해 자기네 보안부대로 신고, 박병장을 연행해 가도록 조치하였다. 그들은 박병장이 ‘자기 부대로 복귀하고자 한다’는 것을 직접 들었으나 아무도 그 진실을 밝혀 이야기하지 않았다. 어쩌면 아예 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 결과로 무고한 한 젊은이, 박병장은 실제로 군사 법정에 세워졌고 그들은 결국 나라를 지키던 한 젊은이의 목숨을 그대로 빼앗을 수도 있는 ‘사형(死刑)’까지 구형하기에 이른다.

또한 그러한 자신의 거짓 증언으로 박병장이 군 법정에서 처음 ‘사형(死刑)’을 구형받았고, 후에 ‘무기(無期) 징역’을 선고받아 무려 20년을 넘게 ‘북으로 탈주 미수범’으로 실제 복역해야 했다.

그가 그렇게 ‘자기가 검거했다’고 거짓 증언한 당시뿐만 아니라 박병장이 그와 같이 억울함을 당한 것에 대해서 그 이후에도 초병 ‘최일병’으로서는 전혀 알고 있지 못했다는 사실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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