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타계한 일본인 소설가 '오에 겐자부로'.
그는 우리나라에 대해 역사적으로 많은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는 일본의 그리 많지 않은
양식 있는 지식인으로 소개된다. 또한 그는 여러 번 방한(訪韓)을 했고, 그때마다 우리나라에
대한 우호적인 강연회를 열곤 했다.
그는 동양인으로서는 인도의 '타골', 『설국』을 쓴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이어 세 번째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그에게는 선천적 장애를 가진 아들이 있었고, 그 아들을 소재로 쓴 소설 『나의 나무 아래서』
와 『개인 체험』등이 있다. 특히 이 작품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그의 방한 강연을 보도한 글에서, 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자폐증 심한 아들을 소개하였다.
아버지로서도 그 아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던 듯, 그저 아들이 심심해하지
않도록 여러 종류의 새소리를 녹음한 테이프를 구해주었다고 한다.
다행히 아들은 늘 시간이 날 때마다 새소리 테이프를 틀어 즐겨 들었다. 그 테이프는 먼저
새의 이름을 소개한 다음 숲 속에서 녹음한 새의 소리를 반복적으로 들려주는 형식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어느 때, 아들과 함께 숲 속을 산책하던 중 아름다운 새소리가 들려왔고 그 새소리를
듣던 순간, 아들이 외치듯 소리치기를 예를 들어 ‘퍼벵카(?)*’하고 정확히 새의 이름을 말하더라
는 것이다.
지금껏 아들로부터 ‘아버지’라는 소리도 들어보지 못한 그로서는 너무 놀라고 기쁨과 흥분으로,
“뭐라고? 다시 말해 봐!”
그리고 아주 힘들게 반복해서 정확히 새 이름을 말했다고 한다.
그때, 그는 아들이 소리를 듣고 기억할 수 있는 남다른 '절대 음감'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자폐증이 있던 아들을 훌륭한 음악 작곡가로 키웠다는 이야기를 읽은 일이 있다.
지난번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타계(他界) 소식을 들었을 때, 그가 유명한 소설가로서뿐만
아니라 진정으로 '행동하는 양심'이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그 소식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다시 한번 온전히 전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