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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나비 Nov 03. 2019

평생 감사


매일 글쓰기 Day3


주제 : 나는 __평생 감사__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지난 화요일 편도 제거 수술을 받았다. 많이 피곤하거나 계절이 바뀌거나 하면 편도가 자주 붓고 아팠다. 잠시 직장을 쉬고 있는데, 이때가 기회다 싶어서 수술을 예약했다. 이 수술은 수술후 통증도 심하고 회복 기간도 길다. 온전히 회복되는 데 2~3주가 걸린다고 한다. 지금 5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침 삼킬 때 아프고 약기운이 떨어지면 통증이 엄청나다. 음식은 부드러운 죽이랑 과일 정도만 먹고 있다. 밀가루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되니 피부도 좋아지고 살도 조금 빠진 것 같다. 



 수술 전날 입원했다. 링거를 맞고 누워있으니 영락없는 병자 같았다. 특별한 질병이 없었음에도 병실에 누워있으니 마음이 약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전신마취에 2박 3일 입원한다는 것도 마음에 부담이 된 것 같다. 그래서일까 부정적인 생각들이 몰려왔다.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건가? 앞으로 내 인생은 어떻게 펼쳐질까?' 하면서 부정적 자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마음을 다잡으려고 노력했다.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마다 하는 것이 있다. 내가 가진 것을 곱씹어 보는 것이다. 하나씩 감사한 것들을 찾아보았다. 



 30년이 넘게 질병 때문에 입원한 적이 없었음에 감사했다. 수술을 할 수 있는 시간과 물질에 감사했다. 불친절한 병원도 많은데 친절한 병원을 만나서 따뜻한 케어를 받을 수 있음에 감사했다. 부모님이 건강한 것도 감사했고, 동생이 아이들을 잘 키우며 단아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것도 감사했다. 서울 도심 안에서 사시사철 계절을 알려주고 숲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집 앞에 올림픽 공원에 감사했다. 내 방 창문으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에 감사했다. 하얀 구름을 볼 수 있음에 감사했다. 읽고 싶은 책은 언제든지 대출해서 읽거나 사서 읽을 수 있는 것도 감사했다. 냉장고 안에 신선하고 달콤한 과일에 감사했다. 30일 글쓰기를 참여하게 되어 감사하고, 씽큐베이션 독서모임에서 만난 인연들을 생각하면서 감사했다. 이렇게 하나하나 새어 보니 나는 가진 것이 너무나 많았다.



 마음속에 불안과 걱정과 불평은 무엇이었을까?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에 불평하고 있었다. 난 너무 욕심이 많은 걸까? 닉 부이치치도 팔 다리가 없지만 그렇게 감사하면서 사는데 나는 왜 이러는 걸까?  비교하지 않고, 없는 것에 화내지 말고, 가진 것에 집중하자. 오늘을 감사하며 살자. 그렇게 하루하루 살다 보면 마지막 순간에 정말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참 잘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뭇잎의 색이 변했음을 알고 그것에 감탄하고 기뻐하는 어린아이 같은 사람. 차가워진 공기에도 감사하는 사람. 향기롭고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쓸 수 있는 것에 감사하는 사람. 이렇게 타인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해주는 노트북에 감사하는 사람. 아직 반려자를 못 만났지만 대신 나에게 충분한 시간을 쏟을 수 있는 이 시간에 감사하는 사람. 이렇게 나는 평생 감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글을 쓰고 보니 감사하는 삶은 진짜 멋진 삶인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배우는 사람이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감사하며 사는 사람이다.
- 탈무드 -










#매일글쓰기 #day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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