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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나비 Nov 06. 2019

편견

매일 글쓰기 day 6

 예전 직장에서 유독 나를 미워하는 직장 상사가 있었다. 나는 어디 가서 미움받는 상은 아니다. 특히 남자 상사로부터는. 그는 회의 때만 되면 나에게만 삿대질을 했다. 쳐다보지도 않고 말도 거의 안 걸었다. 어떤 날은 무서운 얼굴로 쳐다보기도 했다. 그때 교사들의 서열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는데, 내심 서열 관리 차원에서 나를 깎아내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1년 내내 삿대질과 무시가 있었다. 당시에는 대항할 힘이 없었다. 일을 배우는 단계였기 때문에 참고 견뎠어야 했다. 그의 손가락질과 무시에 상처받아서 밤마다 울던 생각이 난다. 

 그분은 나를 보면서 누군가를 떠올리는 것 같았다. 은유법으로 이야기하는 걸 좋아했는데, 자신이 중학교 때 반장이었는데 부반장인 여자아이가 너무나 가식적으로 보여서 6개월간 말을 안 섞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혹시 내가 가식적으로 보이나? 내가 그 부반장처럼 생겼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나에게 말을 안거니까.

 사람들은 종종 자기의 경험을 가지고 누군가를 편견으로 대한다. 그럴 수 있다. 나도 그런 적이 있으니까. 그런데 그 편견 때문에 무례하게 굴거나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것은 옳은 일일까? 사람을 함부로 대할 권리는 누구한테 부여받았나? 권위가 생기면 사람에게 함부로 대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는 걸까? 그 당시에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종종 종교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기독교라고 밝히면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기독교인에게 뒤통수 맞은 경험을 이야기한다. 그 나쁜 기독교인을 떠올리며 나를 대입 시키려는려는 것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나는 그 사람이 아닌데. 사람들은 그렇게 자신의 경험을 집어가며 사람들을 판단하기를 좋아한다.

 사람들은 각자 살아온 환경이 모두 다르다. 먹은 것도 다르고, 만난 사람들도 다르다. 생각도 다르고 자란 환경도 다르다. 이 세월까지 살아보니 세상에는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미소도 오해하고 비꼬아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더라. 그만큼 사람에게 상처를 많이 받아서 그런 행동을 하는 거겠지라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람들을 보면 좋은 점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허물없이 다가갔다가 상처를 받은 적이 많다. 그들은 나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이제는 관계 맺을 때 신중하게 다가간다. 서서히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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