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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나비 Mar 01. 2020

농부의 마음으로 살기



인간에게 큰 죄가 두 가지 있으며
다른 죄도 모두 여기서 나온다.
조급함과 게으름이 그것이다.
프란츠 카프카




 오랫동안 '기다림'이라는 단어를 마음속에 간직하며 살았다. 내 안에 그분이 넣어 주신 꿈과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쁜 쪽으로는 현재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뜻일 수도 있겠다. 희망이 없었다면 당장의 쾌락을 즐겼을 것이다. 나는 기다리는 쪽을 선택했다.


 '인생을 제대로 살아보자'라고 결심한 그 순간부터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이제 막 씨앗이 땅에 심겨서 뿌리를 내리고 새싹이 나오려고 하는데, 왜 열매가 안 열리냐고, 열매 달라고 울고불고 떼를 썼다. 희망으로 시작했지만 조급한 마음으로 인해 절망의 바닥을 기었다.


 좀 더 농부의 마음을 가졌어야 했다. 물을 주고 벌레를 잡아 주고 비료를 주면서 하루하루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렸어야 했다.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는 '조급함은 죄'라고 했다. 나도 모르게 그런 죄를 짓고 있었다.


 바라는 모든 것들, 하나님이 나에게 약속한 모든 축복은 그분의 때에 열매를 맺는다. 나는 경험을 통해 간절히 원한다고 지금 당장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울고불고 떼를 쓴다고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비록, 지금 당장 겉으론 열매가 없어 보여도, 나의 내면에 가장 크고 탐스러운 열매가 맺혀 있음을 알고 있다. 하나님은 기다림의 시간에 아주 값진 '믿음'과 '인내'라는 멋진 열매를 주셨다.


 이제는 좀 더 농부의 마음으로 더 멀리 보고, 더 크게 생각하려고 한다. 오늘도 하나님의 은혜로 포기하지 않고 나의 나무를 가꾸고 있다. 풍성한 열매를 바라면서. 내가 할 일은, 하루하루 기쁘고 감사하게 살며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열매는 때가 되면 열린다.


 인간은 오늘, 바로 지금 이 순간만을 살 수 있다. 내일 살아 있을 것이란 보장이 어디 있는가. 그러나 또 인간은 내일을 희망하는 존재이다. 내일의 희망을 품되 오늘의 기쁨을 잊지 말자. 지금 바로 이 순간을 감사히 여기고 즐기되 미래의 열매를 바라보며 노력하고 기뻐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자.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걸 보니 내 나무는 엄청 큰가 보다. 너의 이름을 '대기만성 나무'라 불러주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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