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나비 Apr 05. 2021

작은 것에 감사하면

고향에 있을 때 도시 외각에 위치한 유치원에서 3년 정도 일한 적이 있었어요. 산 등성이에 홀로 떡하니 위치해 있었는데, 숲 유치원은 아니었지만 농장과 산책로도 있고, 자연 친화적인 활동을 많이 하던 유치원이었어요. 건물도 원목과 파스텔톤 벽돌로 지어져 고풍스러운 느낌이 나서 무척 예뻤죠. 




출근을 해서 교실에 들어가 창문을 열면 논과 밭 그리고 산이 보였어요. 그 풍경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매일 하늘을 보고 '감사합니다'라고 외치곤 했어요. 수업 중에 새들이 지져 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죠. 그때마다 꼬맹이 친구들에게 "이건 새들이 너희들에게 '사랑해'라고 말하는 소리야"라고 말해주곤 했죠. 교실에 큰 지내가 나와서 아이들과 함께 기겁했던 기억도 떠오르네요. 




서울로 독립을 결심했을 때 '이제 건물 숲 사이에서 살겠구나'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웬걸요, 의도치 않았는데 집 근처에 올림픽 공원이 있는 거예요. 아무래도 국가에서 관리를 하는 시설이니, 시골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국적인 나무들도, 못 보던 꽃들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봄과 여름에 이른 아침, 그리고 초 가을엔 나무 밑 벤츠에 앉아서 책도 마음껏 볼 수 있지요. 비 오는 날에는 우산을 쓰고 나가 나뭇잎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하염없이 들으며 걸을 수 있죠. 




저는 처음 그 공원을 산책하면서 느꼈어요. 이것은 하늘이 나에게 주신 선물이란걸요. 제가 3년간 매일 감사하니, 우주가 더 아름다운 걸로 주셨다고 깨달았죠. 직장도 공원과 가까워서 요즘같이 날씨가 좋은 날엔 공원을 가로질러 출퇴근을 할 수 있어요. 이것이 우연일까요? 쓰다 보니 정말 더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앞으론 어떤 자연을 보게 해주실까 하고 내심 기대해요. 




자연처럼 황홀함을 주는 것이 또 무엇이 있을까요? 작은 것에 감사하면 그 감사하는 것이 더 커진다고 하죠.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내어 제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_^







매거진의 이전글 아무 이유 없이 글쓰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