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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문식 Aug 02. 2020

산밭에 그림을 그렸다

꽃잎 떨어진 자리에  열매 매달렸다

 

산밭에 봄이 오고 

씨앗을 뿌리며

싹틀 때까지

밑그림을 그렸다.     


상추가 돋아나고 

나비가 날아들 때면

밭 흙을 긁어

호미로 그렸다.    


풀냄새 풍기는

작은 풀도 뽑고, 

바랭이를 뽑으며 

돌아앉아 색칠을 했다.     


참외, 수박 순 지르고 

참깨 꽃이 떨어질까 봐 

조심조심 땀을 닦아내며

초록 마음을 담았다.         


여름내 주인 노릇하면

더위 끝에 꽃이 여물고 

산새 소리가

음향 효과가 되었다.     


꽃잎 떨어진 자리에 

빨간 열매 매달리고

과일 나뭇가지마다 

그림이 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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