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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문식 Aug 03. 2020

손 모내기 시절

써레질한 논배미에 황새가 날아들었다

논배미 따라

논둑길이 굽어 있고

웅덩이 논에

못자리판이 있었다. 


모내기할 때면

찔레꽃이 피고

써레질한 논배미에 

황새가 날아들었다. 


검정고무신을 논둑에 벗어놓고

모쟁이들이 모판의 모를 

한 모숨씩 뽑아내고

한쪽부터 모내기를 시작했다. 


못줄을 잡아주면

키 작은 벼가 줄을 서고

다리에 거머리가 붙으면

손으로 때어냈다.  


모 묶음을 한 손에 들고

다른 손으로 심고

모내기 시간이 길어지면

새참이 나왔다. 


논둑길에서

막걸리가 한몫하면

고단함도 잊고

희망과 삶만 있었다. 


이제는, 농악이 울리던

부농의 모내기도

농기계 소리에 덮이고

그 모습도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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