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레질한 논배미에 황새가 날아들었다
논배미 따라
논둑길이 굽어 있고
웅덩이 논에
못자리판이 있었다.
모내기할 때면
찔레꽃이 피고
써레질한 논배미에
황새가 날아들었다.
검정고무신을 논둑에 벗어놓고
모쟁이들이 모판의 모를
한 모숨씩 뽑아내고
한쪽부터 모내기를 시작했다.
못줄을 잡아주면
키 작은 벼가 줄을 서고
다리에 거머리가 붙으면
손으로 때어냈다.
모 묶음을 한 손에 들고
다른 손으로 심고
모내기 시간이 길어지면
새참이 나왔다.
논둑길에서
막걸리가 한몫하면
고단함도 잊고
희망과 삶만 있었다.
이제는, 농악이 울리던
부농의 모내기도
농기계 소리에 덮이고
그 모습도 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