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나라 차윤이 반딧불 밑에서 글을 읽고 출세했다
어릴 적 여름날 저녁에 반딧불이가 마음대로 날아와 자기 기분대로 춤을 추었다. 그 모습이 신기하여 몇 마리를 잡아 빈병에 넣어 이튿날 아침에 보면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었다. 이제는 보기 힘든 천연기념물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곤충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장수하늘소와 반딧불이 2종種이다. 반딧불이는 청정지역에서만 사는 데 지금은 서식처가 파괴되어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 소천리, 청량리 일원 하천에 가면 볼 수 있고, 대전에도 장동 휴양림과 계룡산 갑사 주변에 가면 반딧불이 서식지가 있으며, 우리나라 두메산골의 청정지역에서 살고 있다. 몸길이는 12∼18㎜이며 겹눈은 크고 뚜렷한 작은 점각이 있다. 앞가슴 등판은 앵두색이고, 암갈색 十자형 얼룩무늬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서식하는 애반딧불이, 늦반딧불이가 있다. 자연 상태에서 서식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다슬기가 아닌 달팽이, 논우렁이 등을 먹고 산다.
반딧불이 성충의 경우 입이 퇴화되어 하루살이, 매미처럼 죽을 때까지 이슬만 먹고 산다. 우리말의 개똥벌레와 반딧불이가 왜 다른 의미로 사용되었는지를 지역의 방언을 비교해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두 이름의 방언들이 서로 중복된다면 같은 대상을 놓고 공통으로 사용했던 이름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방언 자료를 보면 반딧불이의 방언은 66개이고, 개똥벌레의 방언은 40개였다. 여기서 두 이름에 대하여 중복된 방언을 찾아보니 총 20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으로 보아 우리 선조들은 두 이름을 지금의 ‘개똥벌레’와 ‘반딧불이’라는 단어를 함께 사용한 것 같다.
나는 반딧불이 삶을 닮아 내 삶과 함께 간다. 한낮에는 반딧불이의 밝은 빛을 볼 수 없다. 그들처럼 나도 인파 속에 묻혀 길거리를 활보해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 해가 지고, 별만 쏟아지는 어두운 밤에 나타나는 반딧불이가 빛을 발하는 것처럼 나도 옛 직장에서 함께 생활하던 동료나 고향사람이나 해묵은 친구들을 만나면 빛을 발한다. 반딧불이가 아무 곳에나 있는 것도 아니고 산기슭 개울의 풀숲에 사는 것처럼 나도 산길이나 들길을 좋아하고 뒤안길을 더 좋아한다.
진나라 차윤이 반딧불 밑에서 글을 읽고 출세했다는 형설螢雪의 공에 대한 고사로 국민의 정서 생활을 도운 것처럼 나도 글을 써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나누며 정서생활에 기여한다. 반딧불이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늘도 혼자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