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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문식 Aug 13. 2020

미래상자를 열면

미래를 꿈꾸는 사람만이 미래가 있고, 미래를 준비하고 노력하는 사람에게 성공이 따른다.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는 학교를 4년밖에 다니지 못하고 상표 붙이는 힘든 일을 했다. 하지만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피곤한 몸을 이끌고 글을 썼다. 무명인 자신의 글을 반겨주는 출판사가 없어도 실망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자신의 책을 만들 출판사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꿈을 갖고 노력하여 결국 영국 최고의 작가가 되었다. 한 출판사 편집장이 그의 능력을 알아보고 꿈과 미래를 선물하였다.     


미래의 우리 모습은 ‘열어보지 않은 상자’와 같다. 살아보기 전에 어떤 일이 펼쳐질지 알 수 없고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 속에는 사랑도 꿈도 행운도 좌절도 함께 있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19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에 마이카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하면 모두 웃었다. 그런데 지금은 컴퓨터 시대, 마이카시대, 아파트 공화국, 카드 전용시대, 휴대전화 사용 시대가 되었다. 미래 사회는 과학 기술의 발달로 지금의 생활 모습이 변화하고, 새로운 시스템으로 창조될 것이다. 우리가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앞으로 생길지도 모를 위험을 피하고 새로운 기회, 더 좋은 삶의 기회를 잡기 위해서다. 미래의 환경 변화로 이득을 얻는 사람과 손해를 보는 사람이 생겨날 것이고, 어떤 사람은 변화에 앞장서고, 어떤 사람은 변화에 저항할 것이다. 이런 힘이 절충하며 세상을 바꾸고, 역사의 흐름에서 지혜를 배우며, 상상력을 통해 미래를 구축할 것이다. AI와 사람의 바둑 대결에서 인간이 알파고와 한돌에게 패하는 것을 보면, 앞으로 10년 뒤에는 우리 자리가 위협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래 세상은 인공지능에 지시를 내리는 집단과 인공지능의 지시를 받는 집단으로 나뉠 것이다. 앞으로 인류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시대가 온다.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가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내일 일도 알 수 없는 것이 세상의 일인데 10년 후를 운운한다는 것은 무모한 발상이라고 반기를 드는 사람도 있겠지만,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앞으로 10년은 아주 가깝게 느껴지고, 그때의 자신도 상상하기 쉽다.    


10년 후의 자신은 지금 자기 나이에 10살을 더해 따져 보거나 아니면 신체적, 정신적으로 어떤 변화가 올 것인지 생각해보면, 똑같은 자신이지만 가장 많이 달라질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일 것이고, 세상을 대하는 모습과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방법도 달라질 것이다. 10년 후에는 인공지능의 능력이 인간을 초월하고, 인간의 삶을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새로운 문명의 시대가 올 것이다. 그러나 모든 면에서 인공지능이 우리를 초월할 수는 없고, 주로 지식, 정보, 기술 분야에서 인류를 압도할 것이다. 우리는 인공지능이 가질 수 없는 공감 능력과 창조력이 있고, 이 분야에서 인공지능보다 우위에 서게 될 것이다.     


빌 게이츠는 “인류의 미래 문명은 인공지능이 될 것이다. 내가 만일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다면 다른 무엇보다 인공지능을 공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이런 말을 할 때, 대부분 사람은 귀담아듣지 않았다. 하버드 의대와 스탠퍼드 의대는 수년 전부터 교수가 강의하지 않는다. 그럼 무엇을 공부할지 의문이 생긴다. 그들은 인공지능을 지배할 수 있는 창조적 사고와 공감을 끌어내는 교육을 하고 있다. 하버드, 스탠퍼드, MIT, 예일 같은 대학들은 최고의 교수가 세계 최고 수준인 강의를 한다. 그런데 이 대학들이 강의를 인터넷에 공개한 이유는 인공지능 시대에 가장 먼저 없어질 것이 강의이기 때문이다. 이제 강의 시대는 끝났다. 10년 뒤에는 강의하는 사람이 환영받기 힘들고, 강의 위주의 교육을 받은 사람은 인공지능의 종이 될 수 있다.     


일본은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인재는 지금의 주입식 교육으로는 길러낼 수가 없다며 먼저 공부한 사람이 가르치는 교육은 이미 지나간 사고를 알려주는 것이고, 인공지능이 대안이라며 새로운 교육 방법을 선택했다. 인공지능을 지배하는 인간을 교육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교육 방법이 미래에는 비효율적인 교육 방법이 된다. 그들은 창조적 상상력과 공감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토론하고 질문하고 글로 쓰는 교육을 한다. 미래학자가 그려본 ‘10년 후 기술’로 3D 프린팅, 가상현실, 드론,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이 있다. 3D 프린팅은 ‘적층 가공제조’라고 불리며 오늘날의 종이 프린터보다 훨씬 일반화할 것이다. 얼굴을 갖다 대면 소비자가 선택한 화장 패턴에 따라 정밀하게 화장을 해준다.     


옷이나 신발 가게에서 3D 프린팅이 고객의 몸과 취향에 맞는 의류와 신발을 즉석에서 제작해준다. 경기장에 가지 않고도 가상현실 방송을 통해 실제 현장에 있는 것처럼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수 있고, 여행과 데이트도 가상현실 속에서 즐길 수 있다. 드론이 가져올 변화도 많다. 드론을 이용한 불꽃놀이가 대중화되고, 예술성이 극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수확할 시기에 들판의 새들을 내쫓고, 목장의 가축을 관리 감시하는 것도 드론의 몫이다. 자율주행차가 가져올 변화는 자동차 발명보다 클 것이다. 지금의 주차장 대신 자율주행차 대기소가 생겨날 것이다. 사람들은 이제 차를 소유하지 않고 택시를 부르듯 앱으로 자율주행차를 부를 것이다.     


옷에 내장된 감지기는 몸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고, 우리가 소유하는 물건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물건의 가치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디지털 시스템에는 인공지능이 장착될 것이고, 인공지능이 쓴 소설이나 전기가 인기상품이 될 것이다. 법조계 사람들이 법률문서를 작성할 때, 인공지능이 해결할 것이다. 가정에서는 인공지능이 집안 온도와 조명, 소음, 산소 농도, 냄새 등 모든 환경 요인을 제어할 것이다. 건강보험은 일대일 맞춤형으로 설계되고, 의사에게 직접 검진받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동네 약국에 인공지능 진단기를 갖춰 놓고 즉석에서 신체 건강 상태를 점검해줄 것이다. 지금 기계처럼 일하는 사람들이 유능한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고, 독서, 성찰 등을 통해 자신을 새롭게 만든 사람들이 인공지능에 지시를 내릴 것이다.     


2030년이 오면 인간과 기계가 공존하는 사회가 되고, 사람과 기계가 같이 살기 위한 법이 정비되며, 뇌과학의 발달로 개인 맞춤형 공부법이 나오고, 드론을 사용하는 배송망이 확대될 것이다. 자동차를 단순히 이동 수단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생기고, 자율주행차가 주목을 받을 것이다. 자율주행의 발전 단계는 운전 보조, 부분 자동화, 조건부 자동화, 고도 자동화의 단계가 될 것이고, 자율주행차가 보급되면 자동차는 움직이는 금융상품이 될 것이다. 몸 상태를 알 수 있는 의복이 보급되고, AI와 사물인터넷이 의식주에 밀착될 것이다. 지능정보 기술의 혜택이 소수에게만 귀착되면 극소수의 자본가와 기술의 주도적 역할을 하는 사람들만이 큰 부자가 될 것이고, 변변한 일자리조차 얻지 못한 많은 사람은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다. 평생직장은 과거의 말이고, 이제 정규직 직장인도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 퇴직하는 노동력이 신규 노동력보다 더 많을 것이고, 기업 조직은 수직이 아닌 수평 조직으로 바뀔 것이다. 일거리가 있을 때 돈을 많이 받고, 일거리가 없을 때 쉬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며, 고용주는 언제든지 종업원을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는 포용력이 있고, 칭찬도 할 줄 알고, 상대를 달랠 줄도 아는 사람이 경쟁력이 있고 성공할 것이다. 그들은 양보하고 격려하면서 원하는 바를 끌어내는 기술을 가질 것이다.     


인공지능은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학습시켜 만들어지고, 자신이 다 알고 있다는 전제로 작동한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뇌가 따라갈 수 없는 놀라운 속도로, 정확하게 그 과제를 처리한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학습한 데이터가 없는 사물이나 상황을 만나면 자기가 모르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한다. 이것이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다. 인간은 이런 상황이 되면 멈추어 새로 나타난 그 사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끝내 알 수 없으면 자신의 무지와 한계와 약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승승장구한 사람 중에는 자신의 한계와 무지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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