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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문식 Dec 16. 2022

오봉산과 붕어섬에서

한 해를 보내는 마음이 나이를 닮았다

2022년을 마무리하는 외지 산행코스를 임실 오봉산으로 잡았다. 왠지 한 해를 보내고 또 다른 한 해를 맞이하는 기분이 나이를 닮았다. 올해의 끄트머리에 서서 세월을 간직한 옛길을 찾는다. 오늘 걷는 오봉산은 전북 완주군 구이면 백여리의 소모 마을을 가운데 두고 주변의 다섯 봉우리가 마치 말굽 모양으로 둘러싸여 있어 ‘오봉산’이라고 한다.

  

오봉산은 전주에서 구이면 운암대교 방면으로 20km 지점에 암벽과 암봉, 계곡의 수많은 소폭포와 소, 그리고 운암호가 내려다보이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 다섯 봉우리가 어울려져 있다. 북쪽 소금 바위 너머의 영암 마을 사람들은 제5봉인 북쪽 봉우리를 남산이라 부르는데 기암괴석과 절벽에 노송이 어우러져 있다. 정상에 오르면 남쪽 능선 바로 아래 옥정호가 내려다보인다.


산행은 오봉산 휴게소와 주유소 동쪽 소모 마을에서 시작하여 대모 마을로 돌아 나온 코스, 운암으로 빠져 관촌이나 경각산 허리를 거쳐 구이 쪽으로 나오는 코스, 운암댐 휴게소에서 호반 순환도로를 따라 국사봉을 거쳐 오봉산으로 오르는 코스, 5개 봉우리를 돌아 석남사로 빠져 대덕초등학교 앞으로 나오는 코스 등으로 다양하였다.


옥정호 붕어섬의 출렁다리가 개통되었다고 하여 이번 산행에 붕어섬 출렁다리까지 산행하기로 했다. 옥정호가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옥정호는 1928년 섬진강을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거대한 인공호수이며, 1965년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댐인 섬진강댐이 완공되면서 그 구역이 더 넓어졌다. 붕어섬도 그때 생긴 섬으로 국사봉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섬의 모양이 붕어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사계절 색다른 매력과 자주 피어오르는 물안개 때문에 사진작가와 관광객의 눈을 통해 유명세를 이어왔다.


붕어섬의 원래 이름은 ‘외앗날’로 '외'는 ‘자두’의 옛말인 ‘오앗’이 ‘외맷’으로 발음되어 만들어진 전라도 방언이고 ‘날’은 산등성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붕어섬 면적은 홍수위 기준 73,039㎡이고, 2017년까지 사람이 살고 있었으나 현재는 사람이 살지 않고 있다. 그 후 2018년부터 임실군이 매입 후 경관을 조성하여 아름다운 장소가 되었다.


옥정호에는 일출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많은 사진작가가 붕어섬을 찾는다. 옥정호 붕어섬에 들어갈 수 있는 출렁다리를 개통하여 관광객들이 즐기는 장소가 되었다. 오봉산 정상에서만 감상할 수 있던 붕어섬을 직접 밟아 볼 수 있게 되었다. 붕어섬은 오봉산 국사봉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섬의 모양이 커다란 붕어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배를 타고 들어갈 수 있었던 섬에 출렁다리가 명물이 되었다. 그곳에는 옥정호에서 비상하는 붕어를 형상화한 80m 높이의 주탑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출렁다리를 건너려면 발밑이 훤히 보이는 바닥이 가슴 철렁하게 하여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붕어섬에는 사계절 꽃이 피는 생태공원이 있어 소나무와 느티나무가 함께 어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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