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위기와 우리 삶

꿀벌은 왜 사라질까

by 명문식

최근 몇 년 사이 꿀벌의 대량 실종 및 폐사 사태가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2021년 겨울부터 2022년 봄 사이 전국에서 최대 78억 마리의 꿀벌이 실종되거나 집단 폐사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2023년 봄의 상황도 비슷하여 한국양봉협회 농가의 벌통 중 61.4%인 꿀벌이 폐사했다. 꿀이나 꽃가루를 따러 나간 벌들이 돌아오지 않고 벌집에 남은 나머지 벌들도 목숨을 잃었고, 겨울의 기온 변화로 꿀벌들이 폐사했다. 지구 온난화로 기후 변화의 폭이 커져 7월~8월에 수확이 가능한 야생화 벌꿀을 비롯한 모든 천연 벌꿀의 생산량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꿀과 꽃가루를 채집하러 나간 일벌이 환경오염으로 인해 둥지로 돌아오지 못하고 둥지에 있던 벌들도 죽는 일이 일어났다.

2035년이면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언론보도도 있다. 이미 우리나라 토종 꿀벌은 95%가 사라진 상태이고,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다른 여러 나라에서는 꿀벌을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하였다. 꿀벌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으로 2018년 5월 유럽연합에서 신경 자극성 살충제 ‘네오니코노이드’ 3종의 야외 사용을 전면 금지하였다.

세상에서 꿀벌이 사라진다면 꿀을 구할 수 없고, 꿀벌의 도움을 받던 꽃들을 볼 수 없게 된다. 과일이나 채소를 먹을 수도 없고, 관련 작물에서 식량을 구할 수도 없다. 꿀벌은 단순히 인간에게 꿀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세계 식량의 무려 63%가 꿀벌의 수분 작용을 통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유엔식량농업기구의 2009년 연구에 따르면 벌은 전 세계 식량의 90%를 공급하는 100여 종의 농작물 중 71종의 농작물에 수분 작용을 돕는다.

유럽에서만 농작물 264종의 84%가 화분 매개동물에 의존하며, 4,000여 품종의 채소가 벌의 수분 작용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100대 농작물 중 38~42종이 화분 매개 의존 작물로 파악되었다. 2017년에 유엔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세계 꿀벌의 날이 지정되었다.


꿀벌은 왜 사라지는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수십 년 안에 전 세계에서 2만 종의 꽃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진드기의 일종인 꿀벌응애는 전 세계 양봉업의 큰 위협 중 하나다. 꿀벌응애는 꿀벌의 체액을 먹으며 바이러스성 질병과 박테리아를 퍼뜨린다. 특별한 대처를 하지 않는다면 3년 안에 벌통이 폐사할 것이다. 1904년 동남아시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현재는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확인되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토착종인 작은 벌집 딱정벌레의 유충은 벌집, 저장된 꿀, 꽃가루에 피해를 준다.

꿀벌을 사라지게 하는 원인 중 하나인 대기오염은 꽃이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 생성하는 화학물질의 확산을 방해하고, 냄새의 흔적을 지워 곤충의 먹이활동을 어렵게 한다. 국내외 연구자들은 꿀벌 폐사 및 실종의 주요 원인으로 기후 변화를 꼽는다. 기후 변화는 온도에 민감한 꿀벌의 행동 양식을 크게 좌우한다. 꿀벌에게는 발육정지 온도, 늦가을 월동 온도 형성, 월동 내부 온도, 여왕벌의 산란 온도, 먹이활동 및 자유 비행 가능 온도 등의 기준과 범위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꿀벌이 사라지는 또 다른 이유로 다양한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살충제에 만성적으로 노출된 꿀벌은 면역 체계가 약해지고 채밀 능력에 이상을 겪을 수 있다. 유럽연합은 농약이 꿀벌을 사라지게 만드는 원인으로 판단하고 2018년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 3종인 CLO, IMI, THM에 대해 실외 사용을 금지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도 2022년 2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57개 제품의 사용을 금지했다.


꿀벌은 다양한 병원성 질병에 취약하다. 대표적으로 "꿀벌응애"라는 바이러스성 질병이 있다. 이 질병은 꿀벌의 체액을 먹는 꿀벌응애 진드기가 전염시키며, 꿀벌 개체의 면역 체계를 약화하고 벌집 전체의 건강을 위협한다. 외래종과 토종벌의 경쟁에서 토종벌이 이길 수 없고, 자연환경에서의 꽃의 다양성과 양이 감소하고 있다. 공기, 물, 토양 등의 오염으로 꿀벌의 면역 체계가 약화하였다. 꿀벌은 꽃의 꿀과 꽃가루를 주된 식물성 먹이원으로 사용하지만, 꽃이 감소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진청은 새로 구축하는 꿀벌증식장에서 질병에 강하고 꿀을 채취하는 능력이 우수한 ‘장원벌’과 ‘한라벌’을 집중적으로 생산하여, 2025년부터 우수 꿀벌 품종을 보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