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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문식 Mar 14. 2023

배려가 행복

배려하는 마음으로 사는 세상이 행복하다.

오늘도 다른 날처럼 걷기 운동을 열심히 하고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차를 사용하는 날이 적어 세워놓다 보니, 가끔 지하 주차장으로 가서 시동을 걸어 충전해야 했다. 오늘도 차에 시동을 걸어놓고 보니 옆에 큰 차가 있어 답답했다. 다른 곳으로 차를 옮겨 놓고 싶어 서서히 움직였다. 나도 모르게 움직이다 불길한 느낌이 왔다. 정지하여 자세히 보니 옆 차와 접촉 사고가 났다. 나이가 들어 운전하니 운동 신경이 좀 어둔해진 느낌이다. 차를 옮겨 세우고 옆 차를 관찰해보니 앞 범퍼에 흠집이 났다. 그런데 이번뿐이 아니고 전에 생긴 흔적도 있었다. 차는 새 차이고 크기가 큰 것으로 보아 젊은 사람이 이용하는 차인 것 같았다. 


집에 들어와 어떻게 할까? 망설이고 있는데 이러면 알 될 것 같아 피해 차의 번호와 흠집이 난 부분을 휴대전화에 사진을 찍고 아파트 관리사무소로 향했다. 여직원에게 사정을 말하고 차 번호 주인의 전화번호를 부탁했다. 차 번호를 받은 직원이 차 주인에게 사정을 말하고 전화번호를 알려주어도 되느냐며 양해를 구하고 나에게 휴대전화 번호를 주었다. 


나는 차 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접촉 사고 경위를 말하고 흠집 내용을 알아보라고 부탁했다. 퇴근한 후에 만나자고 하며 전화는 끝났다. 젊은 사람의 목소리가 아주 친절했다. 퇴근 시간을 기다려도 시간은 늦게 갔다. 저녁 식사를 하고 기다려도 소식이 없었다. 참을 수 없어 다시 전화했다. 전화기로 들려오는 소리는 바쁜 음성과 함께 자기가 퇴근하여 차 상태를 보고 전화한다고 했다. 그때 나는 그 젊은이가 무리한 요구를 하면 보험처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참이 지난 후에 전화가 왔다. 

“저 차 주인인데요. 걱정하시지 마세요.”

“아니요. 어떻게 그렇게 해요.”

“그냥 타다 보면 흠집이 없어져요.”

“아니, 몇 동 몇 호에 사세요.”

“그러실 필요 없어요. 걱정하지 마시고 쉬세요.”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교차하였다. 다음 날에도 할 수 있는 방법은 문자를 보내는 일밖에 없어 이렇게 썼다. 

“안녕하세요. 어제는 감사했습니다. 행복이 가득한 시간이 영원하시길 기원합니다.” 

잠시 후에 메시지가 왔다. 

“저도 전에 다른 분의 차에 흠집을 낸 경험이 있었습니다. 너무 마음에 두지 마세요. 선생님께서도 즐겁고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이렇게 우리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아니었다. 


살면서 주변을 보듬고 함께 배려하는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은 궁극적으로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배려하는 사람의 마음속에는 상대방을 향한 고운 마음이 있다. 그 배려가 더 큰 행복이 되어 돌아올 것이고, 배려하는 마음이 없을 때는 아픔과 시련이 따라올 것이다.


베풀 줄 모르는 사람은 상대방의 베푸는 마음을 모른다. 서로가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회가 행복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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