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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문식 Aug 26. 2020

21세기 문맹

공감 능력이 없는 것은 21세기의 문맹이다

공감 능력은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날 때 발휘된다.   


모든 부모는 하나 같이 자기 아이들을 사랑하지만, 불행하게도 부모와 자식 사이에 불화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불화의 원인은 부모가 자식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방법과 기술이 필요하다. 그 기술은 어릴 때부터 배워야 하고,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 나중에 배울 수도 없다. 이러한 기술의 바탕은 공감 능력에 있다. 공감 능력은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이기심에서 벗어날 때 발휘된다. 아무리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하여도 부모가 공감 능력이 부족하면 자식과 불화를 겪는다. 좋은 부모가 되고자 하면 공감 능력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자신에게 공감하지 않으면 타인에게 공감할 수 없다. 진정으로 공감하고 유대를 맺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부터 먼저 알고, 진실하게 행동하고, 생각과 마음을 열고 받아들여야 한다. 공감 능력이 없다는 것은 21세기의 문맹이나 다름없다.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98%의 인간은 선천적으로 공감 능력이 있고 사회적 연대를 맺을 수 있다. 유아기에 자신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기회가 사회적 적응기다. 이 시기에 자신의 행동, 사고, 감정을 다루는 자기 조절 능력이 길러진다. 이러한 능력은 유아의 성숙과 적절한 사회화 과정을 거쳐 발달되며, 인간발달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다. 부모는 자녀가 자신의 정서를 파악하고, 자신을 사회 상황과 관련지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유아기부터 타인과 접촉하는데 어머니의 역할에 따라 상대방과 공감하는 능력이 달라진다. 안정적 애착이 공감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고, 초기의 부모와 자녀와의 애착 관계는 앞으로 타인과의 상호관계를 결정하고 공감력을 발달시킨다. 반면에 안정된 애착을 형성하지 못한 아동은 타인의 고통에 적절히 반응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어느 가족의 실화다.     


아버지, 어머니, 딸 이렇게 세 식구가 여행 중에 차가 언덕 아래로 구르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어머니는 가벼운 상처를 입었고, 아버지와 딸은 크게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 아버지와 딸은 상처가 깊어 오랫동안 치료를 받았어도 목발을 짚고 다녀야 했다. 사춘기였던 딸은 마음의 상처가 깊었고, 체육 시간에는 그늘에서 친구들의 활동을 구경만 했다. 딸이 투정을 부리면 아버지가 그 처지를 이해해주고 말없이 받아주었다. 딸은 같은 목발 신세인 아버지가 큰 위안이 되었다. 


딸과 아버지는 공원 벤치에 목발을 나란히 기대 놓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유일한 행복이었다. 딸은 그렇게 어려운 사춘기를 잘 넘기고 대학에 진학했다. 그해 어느 날, 세 식구가 길을 가고 있을 때, 앞에서 작은 꼬마가 공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공이 큰길로 굴러가자 꼬마는 공을 주우려고 좌우도 살피지 않고 뛰어들었다. 이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아버지가 목발을 내던지고 차들이 경적을 울리며 오가는 큰길로 뛰어들어 꼬마를 안고 길 건너 쪽으로 달려가는 것이었다. 잠시 후, 어머니가 다가와 딸을 꼭 껴안고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말할 때가 된 것 같구나. 사실 너의 아버지는 다리가 아프지 않으시다. 퇴원 후에 다 나았거든. 그런데 네가 목발을 짚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아버지도 목발을 짚고 너의 아픔을 함께한다고 말씀하셨다. 이것은 오직 나와 아버지만이 아는 비밀이야.” 


딸은 길 건너에서 손을 흔드는 아버지를 보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공감과 배려를 통해 우리가 얻게 되는 것이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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