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명문식 Sep 15. 2020

코로나19와 자연환경

코로나 사태 이후에 하늘이 청명해졌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 하늘이 청명해졌다. 경제가 위축되고 근로자 출근이 어려워지면서 많은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고, 자동차 등 교통수단 이용도 줄어든 덕분이다. 이로 인해 대기오염을 가속하던 석탄, 석유 등 에너지원 소비도 감소했다. 영국 방송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의 굴뚝’이라고 불릴 정도로 공장이 많은 중국의 이산화질소 수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40%나 감소했다. 미국 뉴욕의 교통량도 1년 전보다 35% 감소했으며,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배출량은 반으로 줄었다.

  

맑고 깨끗해진 하늘이 우주에서도 관찰되었다. 유럽 우주기구는 코로나 사태 이후 2020년 3월까지 중국과 우리나라의 대기질 상태를 촬영한 위성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해 겨울 오염 물질로 가득했던 공기가 올해 3월에는 현저히 깨끗해졌다. 이탈리아 북부의 지난 3월 하늘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확연히 맑아졌다. ‘가스실’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기오염이 심각했던 인도 하늘도 모처럼 푸른빛을 되찾았다. 인도 정부가 자발적 통행금지 조치와 국가 봉쇄령을 내리면서 대기질이 급속히 좋아졌다. 뉴델리 주민들이 밤하늘에서 선명한 별자리를 관찰할 수 있을 정도다. 히말라야 산맥에서 약 200㎞ 떨어진 인도 북부 펀자브 주민들은 뿌연 공기에 가려 볼 수 없었던 산의 모습을 30년 만에 볼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로 모든 나라의 산업, 경제, 사회가 마비되고 있는 동안에 지구 환경은 크게 개선되었다. 이러한 상황이 자연환경의 입장에서는 인간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존재일 것이다.      


교통량과 공장 가동이 감소되어 대기환경이 개선되었다. 인간의 산업·사회 활동이 감소하면서 대기오염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이는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산업국가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데이터 분석업체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뉴욕, 시애틀, LA 등 미국의 대도시권에서 이산화질소 배출량이 50% 이상 감소하여 대기질이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격리 조치로 인한 교통량 감소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유럽 우주기구는 유럽 산업단지의 이산화질소 농도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탈리아 북부의 경우 이산화질소 농도가 40% 이상 감소했다. 우리나라 역시 미세먼지 농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3월까지 측정된 전국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7% 감소했다.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마스크 쓰기, 손 씻기, 소독제 사용하기 등 강력한 거리 두기가 실시되면서 가장 대중적인 바이러스였던 ‘독감’ 발생이 줄었다.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북웨일즈 휴양지 란두드노에 야생 염소 떼가 나타나고, 칠레 산티아고에는 퓨마가 거리를 돌아다니다 칠레 당국에 포획돼 동물원으로 옮겨졌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는 야생 칠면조 떼가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인간이 사라진 곳에 동물이 돌아왔다. 스페인 북부 아스투리아스에는 밤이 되자 곰들이 거리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SNS에 올라왔다. 콜롬비아 현지 언론 엘티 엠포는 코로나19로 인해 선박의 입출항이 줄어들면서 카르타헤나만의 돌고래 출현이 증가했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인간에게 보금자리를 뺏겼던 야생동물들이 자신들의 영역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구의 모든 생물은 인간의 행동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의 개체 수는 지난 40년간 평균 58% 감소했다. 이제 멸종은 인류가 지구에 나타나기 전의 전형적인 속도보다 1,000배에 달할 만큼 일상적으로 벌어진다. 오늘날 육지에 사는 모든 대형 포유류의 무게를 전부 더하면 그 가운데 단지 3%가 야생에서 살고 있을 뿐이다. 나머지는 인간이 약 30%이고, 가축이 67%를 차지한다. 인간의 존재와 행동은 지구 상의 생물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끔찍한 바이러스 출현으로 인간의 활동이 잠시 사이 생태계가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지구의 미래가 인류의 행동에 따라 좌우됨을 보여준다. 인간의 행동이 가져올 수 있는 파괴력을 인지하고 새로운 유형의 사회를 만들라는 암시이기도 하다.     


코로나19가 ‘차별’에 대한 우리의 생각도 바꿔 놓았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8.5%가 차별 금지 법제화에 찬성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차별과 혐오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를 넓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응답자의 91.1%는 최근 코로나19 국면에서 ‘누군가를 혐오하는 시선과 행위가 결국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코로나19는 사람과의 관계가 자본주의 체제를 지탱하는 토대였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자택 대피령으로 발생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사람과의 관계 단절에서 시작되었다. 사람의 관계 단절은 실업이라는 형태로 나타났고, 개인의 이익 추구를 앞세웠던 미국의 자본주의 경제는 손쉬운 해고로 인한 실업 문제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 쓰나미’가 왔다. 실직자들 사이에서도 코로나19 역설이 존재하였다. 미국에서는 실업수당이 급여보다 많은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일도 있었고, 직장 복귀를 거부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작가의 이전글 코로나19가 휩쓴 자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