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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문식 Sep 16. 2020

페미니즘

페미니즘 논란을 일으키며 남녀 갈등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았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페미니즘은 여전히 수많은 논쟁을 부른다. 통계상으로도 이제 여학생들은 남학생들보다 학업 성취도가 더 뛰어나며 대학 진학률 또한 더 높다. 그 결과 여성들은 최상층에 속하는 일자리에 진출하고, 오늘날 여성들은 그들의 조상들이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새로운 자유를 누린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현대 사회에 보이지 않는 성차별이 존재한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페미니즘 운동 지지 여부에 성별, 나이별 차이가 두드러졌다. 페미니즘 운동에 20대 여성은 64%가 지지했고, 30대 여성은 44%가 지지했는데, 이에 반대하는 20대 남성이 76%, 30대 남성이 66%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의 성차별에 대한 남녀 간 인식 차이가 확연히 다르게 나타난다.


조안나 윌리엄스의 《페미니즘은 전쟁이 아니다》에서 저자는 학교가 젠더 전쟁의 시작 장소이고 최전선이라고 했다. 사실 여성과 남성은 서로 대립하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사랑하며 공존하는 존재다. 페미니즘 문화를 좇아 서로에게 상처만 남는 싸움은 피해야 한다. 과거 일은 덮어두고, 현재 남아 있는 성차별적인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고, 남녀차별이 없는 사회로 가야 한다. 남녀차별 문제를 남녀 대결 구도로 보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페미니즘은 ‘여성의 특징을 갖추고 있는 것’이라는 뜻의 라틴어 ‘페미나 femina’에서 유래한 말로 남성 중심의 이데올로기에 대항하며, 여성의 권리와 주체성을 확장하고 강화해야 한다는 운동을 말한다. 페미니즘 feminism의 의미는 성별에 의한 차별을 없애고 여성의 사회, 정치, 법률상의 지위와 역할의 신장을 주장하는 주의를 말한다.


페미니즘은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각이나 관점, 세계관이나 이념이기도 하다. 페미니즘은 남성 중심사회를 반대한다. 페미니즘은 전쟁이 아니다. 페미니즘은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의 의미를 여성의 시각으로 재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 평등을 추구하는 운동이다. 여성의 시각에서 사회를 바라보면 남성들의 자기중심적 행위는 완전히 다르게 해석된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에서 남성을 향한 비판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조남주가 쓴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소설의 내용을 보면 제도적 성차별과 보이지 않는 성차별이 여성들의 삶을 어떻게 제약하고 억압하는지를 말한다. 이 소설이 여성주의적인 문제의식을 공유하게 한다. 주인공 김지영은 항상 바쁘다. 아이를 돌보고, 밥상을 차리고, 청소도 하고, 빨래를 갠다. 명절이 되면 시댁이 있는 부산에 가야 하고, 시댁에서도 끊임없는 일의 연속이다. 남녀차별이 생기는 원인은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유교 사상이 지배적인 나라였기 때문이다. 그때는 남성이 바깥일을 하고 여성은 집안일을 하는 것을 당연시하였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이 법칙이 깨지고 여성이 사회진출을 함으로써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경쟁해야 하는데 현실이 따라주지 못해 남녀차별이라는 말이 나온다. 보수적인 집 안에서 자라 보수적인 사회집단에서 생활한 주인공은 누군가가 시키는 대로 수동적인 삶을 살았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자연스럽게 경력은 단절됐다. 생활 반경은 집과 근처 마트, 공원이 전부다. 아기 엄마라서가 아니라 점점 각박해져 가는 현실과 환경이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렇게 만들고 있다.   

  

원작 소설 《82년생 김지영》에서 여성의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공감을 얻었지만, 소설과 달리 영화는 사회와 성장 배경, 관습 등 인물이 아닌 환경에 초점을 맞췄다. 원작에서 무능력한 남편 대현을, 아내의 고충을 잘 헤아리는 남편으로 등장시켰고, 주변 환경에 집중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희망을 이야기하며 차가운 현실을 담백하게 그려낸 소설과 분위기가 다르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두고 네티즌 평점은 성별 만족도에서 남성 1.70, 여성 9.45점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에서 치열한 성 대결이 펼쳐지고, 페미니즘 논란을 일으키며 남녀 갈등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소설 내용을 비판하는 독자들은 여성에게 불리한 이야기만 썼고, 여자만 힘들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말한다. 여성에 대한 차별 문제를 해결한다고 젠더 문제를 더 크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며 페미니즘의 잘못된 시각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다. 영화 '82년생 김지영'만큼 평가가 엇갈리는 영화도 드물다. 격하게 공감하면서 펑펑 우는 관객이 있는가 하면, 도중에 나가버리고 빵점에 가까운 평점을 주는 관객도 적지 않다. 이런 현실에서 청년 실업률 증가는 여성 혐오로 이어질 수 있다.


젊은 남성들의 눈에 여성들은 군대도 가지 않으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일자리를 가져가는 경쟁자로 보인다. 그들은 여자대학이 존재하여 여성에게만 더 넓게 입학 정원을 보장하는 교육제도도 문제라고 한다. 그로 인하여 여대에 있는 인가 학과인 약대, 의대, 로스쿨 등에 남자가 입학하는 기회가 없다고 말한다. 그들은 단 하나밖에 없는 각자의 삶은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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