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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문식 Sep 18. 2020

늙은 친구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친구는 늙은 아내다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하는 것보다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진심으로 들어주는 것이 더 좋다. 누구나 웃고 싶을 때, 외로울 때, 아플 때, 서러울 때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듣고, 이해해주는 친구가 필요하다.   

  

옛날 중국에 살던 관중과 포숙은 친한 친구였다. 전쟁터에 나간 관중이 세 번이나 도망을 갔을 때 사람들이 관중을 비겁하다고 욕했다. 그러나 포숙은 관중에게 늙으신 어머님이 계시기 때문이라고 믿었다. 관중은 자신을 믿어준 포숙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그래서 관중과 포숙처럼 다정한 친구 사이를 ‘관포지교’라고 한다.      

미국의 어떤 학자가 7,000명을 대상으로 9년간 단명한 사람과 장수한 사람들의 차이점을 연구하였다. 예상과 다르게 이색적인 결과가 나왔다. 장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친구의 수’였다. 친구의 수가 적을수록 쉽게 병에 걸리고 일찍 죽는 사람들이 많았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가 많고 그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더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었다.     


탈무드에 친구 이야기가 있다. 어떤 남자에게 물질, 인간, 선행이라는 이름을 가진 세 친구가 있었다. 어느 날 주인공이 죽게 되어 평소 가장 친했던 물질 친구에게 달려갔다.

“여보게! 물질, 내가 이렇게 죽게 되었네. 날 좀 도와주게. 염라대왕에게 몇 마디 해주게나.”

그런데 물질이라는 친구는 자네를 본 적도 없다며 냉정하게 거절했다. 주인공은 다음으로 인간이라는 친구에게로 갔다. 사정을 들은 인간 친구는

“그것, 참 안되었네.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은 무덤까지 함께 가는 것일세. 그 이상은 갈 수가 없지 않겠나?”

마지막으로 선행이라는 친구에게 찾아갔다. 그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비록 자네가 나를 평소에 가까이하지는 않았지만, 자네가 한 것만큼만 염라대왕에게 가서 변호해 주겠네.”     

이 이야기는 세속적인 가치를 좇아 천박한 인생을 산 결과가 어떤 것인지를 말한다. 첫 번째 친구인 물질은 아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서로 친구라고 여기고 있다. 두 번째 친구인 인간은 사랑은 하고 있었으나 물질 친구만큼 소중하게 여기지는 않았다. 세 번째 친구인 선행은 친구라고는 생각했지만 두 친구만큼 관심을 주지 않았다. 첫 번째 친구인 ‘재산’은 아무리 사랑하더라도 죽을 때는 남겨두고 갈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친구인 ‘인간’은 화장터까지는 따라가고 그냥 돌아간다. 세 번째 친구인 ‘선행’은 보통 때는 눈에 띄지 않으나, 죽은 후에도 함께 한다.     


이 세상에는 세 종류의 친구가 있다. 항상 필요한 빵과 같은 친구, 그리고 가끔 필요한 약과 같은 친구, 또 피해야 할 병과 같은 친구가 있다. 완전한 친구를 찾는 자는 단 한 사람의 친구도 얻지 못한다. 오랜 친구 한 명이 새로운 친구 열 명보다 더욱 귀중하다. 친구가 없는 자는 한쪽 팔밖에 없는 인간과 같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친구는 늙은 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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