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소리

매미 울음소리에 기다림이 담겨 있다

by 명문식

매미가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울어 댄다. 매미 소리를 들으며 잠을 자고 깬다. 고층 아파트 거실 창문까지 와서 울어 댄다. 시끄럽지만 여름 음악이다. 매미 한 마리가 아파트 베란다 창밖의 방충망에 붙어 날아가지 않고 울고 있다. 갑자기 나타난 새매가 낚아채 가니 우는 소리만 요란하다. 그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


밝은 대낮에 우는 매미도 있고, 해 질 무렵에 우는 매미도 있다. 수컷 매미는 배의 첫마디 양편에 진동할 수 있는 얇은 막으로 된 소리통이 있는데, 암컷은 그것이 없어 음치다. 덮개로 덮인 진동 막에 붙은 질긴 근육을 떨어서 소리를 내고, 텅 빈 통 안에서 소리가 증폭된다. 요즈음에는 한밤중에도 가로등과 네온사인이 밝은 빛을 내고, 자동차가 줄을 잇고, 에어컨을 틀어 대며 주변 온도를 높여주니 매미가 울음을 멈추지 않는다. 매미의 울음소리는 자신의 체온과 주변의 밝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매미의 수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인간이 자연환경 보전에 미흡했던 책임이 크다. 온난화로 겨울 평균기온이 상승했기 때문에 기하급수적으로 매미 개체 수가 늘어난 것이다. 시골 숲 속에 가면 도시 주변의 매미 소리와 다른 그 옛날에 듣던 매미 소리가 들린다. 자연환경에 따라 다른 종류의 매미가 살고 다른 소리를 낸다. 밤에는 지표면 기온이 내려가고 소리가 지상으로 퍼지기 때문에 매미 울음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말매미는 시골보다 대도시에 많이 서식한다. 이 말매미의 울음소리는 75㏈로 진공청소기 소음만큼 커서 청력에 해가 될 정도이다. 매미는 주변 온도가 떨어지면 소리가 작아지다가 일정 온도 이하가 되면 소리를 내지 못한다. ‘맴 맴’하고 우는 매미는 참매미다. ‘쓰름쓰름’하고 우는 쓰름매미, ‘차르르’ 우는 말매미. 특히 말매미 소리는 폭포수가 쏟아지는 소리를 닮아서 더 시원하다. 유지매미는 ‘지글지글’ 소리를 낸다. 이런 특이하고도 요란한 소리를 내는 매미들은 모두 수컷이며,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운다.


매미의 일생은 알, 유충, 성충으로 이루어진다. 수명은 종류에 따라 다르다. 매미는 땅속에서 여러 차례 탈피하면서 6년 정도의 애벌레 기간을 보낸다. 그 기간이 지나면 애벌레는 땅 표면까지 길을 내고, 힘겹게 구멍을 빠져나온다. 날씨 좋은 날 해 질 무렵을 골라 땅 위 나뭇가지에 몸을 붙이고 탈피한다. 날개가 빳빳해질 때까지 기다려 동틀 무렵에 비로소 어른 매미가 되어 세상으로 날아간다. 매미는 나무를 가리지 않고 수액을 빨아먹고 산다. 애벌레는 뿌리를 통해서, 성충이 되면 나무줄기나 가지에서 즙을 빨아먹는다. 암컷은 산란관으로 나뭇가지 속에 알을 낳는다. 짝짓기가 이루어진 후, 암컷은 수백 개의 알을 여러 차례 낳고 생을 마친다. 매미는 길어야 한 달 정도 산다. 우리는 이 짧은 삶에서 허전함보다 다음을 기약하는 기다림의 미덕을 배운다.


선조들도 매미의 오덕五德을 들어 칭송하였다.이다. 오덕으로 매미의 입이 늘어진 갓끈처럼 두 줄로 뻗어 있어서 학문을 상징하고, 평생 깨끗한 수액만 먹고살기에 맑음이 있고,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니 염치가 있으며, 집을 짓지 않으므로 검소함이 있고, 겨울이 오기 전에 때맞춰 죽을 줄 아니 신의가 있다. 오덕에는 매미가 가진 덕을 생각하며 백성을 바르게 다스리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