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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교육은 엄마의 기대감에서 나온 걸까?

아이를 위한다는 건 뭘까?

by 초승달


반짝이는 오감이 예민한 아이이다.


모든 감각이 예민해서 옷도, 기관도 모든 것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이불소재도 원하는 게 정해져 있고

내복 소재도 원하는 소재가 정해져 있는…..


그야말로 쉽지 않은 스타일


말이 정말 빨라서

18개월 때 어린이집에 처음 등원시킬 때

다른 아이들은 엉엉 울면서 엄마와 헤어지기 싫은 마음을 표현할 때

울지 않고 당당히 말했다.

“조금만 있다가 들어갈게요”


남들은 말 잘한다고 신기해했지만

어린이집 선생님과 나는 매일 1시간 넘게 어린이집 앞에서 아이를 안고

울지 않고 조금만 있다가 들어간다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고

겨우겨우 등원을 시켰고

본인이 납득이 되어야만 행동하는 아이라

점심을 왜 원에서 먹어야는지 납득하는데만 2달이 걸렸으며

낮잠까진 9개월이 걸렸다…

매일 점심시간마다 난 아이를 하원시켜서 집에 데려다주고

다시 회사에 오는 생활을 하며 9개월간 점심을 굶었다.


울면 달래면서 데리고 들어가고 재우면 되는데

조금만 있다가 들어가겠다고 하고

낮잠은 집에 가서 자겠다고 하는 아이라

선생님도 나도 방도가 없었다.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그러길 시간이 흐르니 친구들이 다 자는 것을 보면서

아이는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그 시간이 지나니 지금은 너무너무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아이의 기질이 낯선 환경에서 긴장도도 높고

낯도 너무 많이 가려서

기질 검사를 해보다가 웩슬러 검사를 했는데

상위 0.08%로 너무 높게 나왔다.


결과표를 받고… 정말 똑똑한 아이라고 축하를 받았지만

마음속으로 너무나 걱정이 돼서

누구한테도 말하기가 어렵더라.


이 아이를 뭔가 특별하게 서포트를 해줘야 하는 건지

앞으로 어떻게 키워야 하는 건지

나로 인해서 이 아이가 평범해지는 건지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한테 이것저것 시켜보는데

난 너무 쉽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아이가 어려워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네가 이걸 모른다고?’ 혼자 아이의 지능에 큰 기대를 먼저 품고 대하는 나를 발견했다.

생각해 보면 충분하게 설명하지 못한 것도 있는데

그저 아이의 지능에 대해 나의 기대감으로 ‘이 정도면 알겠지 ‘…

이 정도 설명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아이의 지능에 대해 내가 계속 의식하고 아이를 대하기 시작하면

아이와 나, 모두에게 독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었다.


회사 생활도 그렇지만 공부도 “될놈될”이지 않겠는가…


그냥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며 평범함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주면 고마운 거고

혹여 평범해지면 또 그 나름대로의 행복이 있으리라라고 방향을 정하고 나니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다.


지금도 아이는 한 번씩 날 깜짝 놀리키는 행동을 한다.

기존의 검사결과를 잊고 바라보니 그저 기특하고 대단하고

그 하나하나가 기쁨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지.


앞으로 스스로 잘해줄 거라 믿고

엄마의 욕심보다는 최대한 바라봐주는 것을 1순위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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