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가 쏟아지는 커뮤니케이션

SNS에서보다 주목받는 프로 커뮤니케이션러

by 문석현

현재 대한민국에서 중2병보다 더 심각한 질병은? 바로 관심병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바로 스마트 폰을 열어서 본인이 SNS에 올려놓은 글이 나사진이 얼마나 많은 ‘댓글’, 혹은 ‘좋아요’를 받았는지 확인하지는 않는지. 혹은 시간과 상관없이 습관적으로 SNS를 보지는 않는지. 누구나 타인에게 관심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것이 지나치면 병이라고 불릴 정도로 심각해질 수 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오로지 관심 때문에 극단적인 일까지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는 ‘뮌하우젠 증후군’까지 생길 정도다. [1]

지금 관심병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 자동적으로 주변에 하루가 멀다 하고 무언가를 SNS에 올리는 사람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면서 ‘그 사람은 정말 심각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관심병’의 문제에 대해서는 타인에게는 해당되지만 나만은 예외라고 착각하는 경우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성격이 내성적인 사람일수록 이런 욕구는 더욱 강하다는 의견도 있다. 아무튼 자기 홍보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더라도 원래부터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 정서 탓에 우리는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남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강박이 강한 편이다. 여기에 페이스 북이니 카카오 스토리니 인스타 그램이 우리 손안에 펼쳐지면서 관심을 받고 싶은 욕망은 더욱 증폭됐다고 볼 수 있다.

바쁘고 고독한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충족되지 못한 인정 욕구를 다른 곳에서 과시욕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런다 과시욕마저도 충족이 안 된다면? 내 글과 사진에 엄청난 ‘좋아요’와 댓글이 달려 있다 한들 거기에 만족할 수 있을까? 나는 더 많은 인정을 받기 위해서 더 많은 사연을 올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또 확인하고 뿌듯해하다가, 서운해하다가 또 불안해하면서 또 다른 무언가를 올린다. 그리 고선 또 아침에 눈 뜨자마자, 시간이 날 때마다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오죽하면 이런 욕망이 너무 심하다 보니 ‘남의 시선에 신경 쓰지 말아라, 남들이 당신을 미워하거나 무관심한 것에 마음을 두지 말고 너 자신의 행복을 찾아라’고 한 100년 전 심리학자의 글이 베스트셀러가 됐을까. 끝도 없는 욕망 충족에 좌절을 느끼거나, 좌절 중에 있거나 인정 결핍에 항상 고통스러워하는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낸결과이다.

여기서‘관심병’의 원인과 극복 방안을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 모두가 강하든 약하든 갖고 있는 이 현상을 한 번쯤은 거꾸로 생각해보자는 얘기다.

SNS에서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사진이나 글을 올리면 나는 바로 댓글이나 표정으로 반응을 한다. 하지만 관심도가 떨어지는 인물이라면 그냥 ‘그런가 보다’하고 넘어간다. 주는 것이 있으면 그대로 받듯이 내가 관심을 표현한 사람은 대부분 나의 글과 사진에도 반응을 한다. 그러면 그 사람과 나는 굳이 얼굴을 맞대며 얘기하지 않더라도 친밀한 관계가 된다. 커뮤니케이션은 바로 이 ‘관심’에서 출발한다. 어쩌다 직장 상사라든지 임원, 대표이사 등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이 나의 글에 관심을 표현하면 그게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 사람에 대한 존경심까지 생긴다. 왜? 그렇게 어려운 사람이 가까이하기엔 너무나 먼 사람이 나에게 관심을 표현하니까. 관심과 호감은 받으면 받을수록 뿌듯해지고 감격스럽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는 모두가 다 관심병 환자이니까

그럼 사람에 대한 관심, 더 나아가서 호감의 표현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일까? “나는 당신을 쭉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나는 당신을 처음 볼 때부터 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점점 당신을 알아가면서부터 당신이 좋아졌습니다.” 뭐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구사하는 표현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 그런데 좋은 표현 방법을 찾아냈다. 이석원의‘실내 인간’에는 누군가가 어떤 사람에 대해 좋아하는 표현을 가볍고 명쾌하게 표현하고 있다.

‘만나는 횟수가 잦아질수록 나는 그에게 점점 더 많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나는 누가 좋아지면 그 사람에게 질문을 하는 버릇이 있기 때문이었다.’

누가 좋아지면질문을 하는 버릇은 특정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다. 누구나 다 이렇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관심의 또 다른 표현이고 ‘당신에게 관심이 많아요.’라는 뜻의 가장 솔직한 방법이다. 관심이 없는데 궁금한 것이 생길 것도 없다. 반대로 내가 무엇이든 질문을 했을 때 상대가 반응을 하면 상대 역시 나에게 관심 이상의 무언가를 표현한 것이 된다.

인터넷 우스개 소리 중에 ‘철벽녀’, ‘철벽남’이란 용어가 있다. 이런 경우는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인 데이 말도 관심보다는 질문으로 시작한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내가 관심을 받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무엇이든 사사로운 것이라도 무조건 물어보라. 그럼 상대는 질문을 받았기 때문에 대답을 안 할 수 없다. 상대하기 싫은 사람의 인사를 안 받는 것은 쉬워도 그 사람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뭐가 됐든 대답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커뮤니케이션이 계속 이어진다면? 결국 질문한다는 것은 누구든 거부하기 어려운 커뮤니케이션 도구일 뿐만 아니라 내가 ‘당신에게 관심이 많아요.’를 표현하는 가장 좋은 도구가 된다. 더욱 좋은 일은 질문의 횟수가 많아질수록 상대는 더 많은 대답을 해야 할 것이고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 사람은 나를 점점 더 환영하게 된다. 생각해보시라 최근 1주일간 나에게 무언가 질문을 한 사람이 몇이나 되고, 또 얼마나 많은 질문을 받았는지. 질문을 받은 횟수가 적으면 적을수록 아마도 스마트 폰을 보는 시간은 엄청나게 길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실내인간’에서는 질문을 통해서 두 사람과의 거리가 얼마나 가까워지는 지재미 있는 예문이 있다.

“뭐 좀 물어봐도 돼요?”

“그럼요.”

“서른이 되면 여자들은 보통 어때요?”

뜬금없는 질문이었지만 소영은 왜 그런 걸 묻냐고 하지 않았다. 자신에 관한 질문이 아니란 것도 알았다. 그날, 나는 소영에게 점점 더 많은 질문을 했고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도 많이 들려줬다.

질문과 대답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소영은 본인과 관련 없는 질문에도 자연스럽게 대답을 해준다. 심지어 왜 묻냐고 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 결정적으로 내가 원하 든 원하지 않았든 소영 스스로 본인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TV홈쇼핑을 유심히 보면 노련한 쇼호스트는 시청자의 눈과 귀를 잡는 방법을 잘 알고 이를 십분 발휘한다. 누구든 질문을 하면 본능적으로 대답을 찾고, 나름의 대답을 하면 그다음의 대화에도 집중한다.

“어제가 경칩이었습니다. 개구리가 겨울잠을 깨고 세상에 나오는 날이잖아요. ‘내 자산관리도 겨울잠을 깨고 화창한 봄이 왔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 늘 하시죠? 그래서 준비했어요. 겨울잠 같은 내 재테크 오늘 깨워드리겠습니다. 자산관리의 봄이 옵니다.”

“금 값의 내일은 아무도 모르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금값의 미래는 대부분 똑같이 생각하지 않나요? 오죽하면 금 수저라는 말이나 오겠어요? 지금 그 금을 챙길 조건이 좋습니다. 한 번 보세요.”

어떤 남자가 소개팅을 하는데 모처럼 한눈에 반할 만한 여성을 만났다. “이 여자다! 꽉 잡아야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부터 남자는 일을 그르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왜? 남자는 대부분 여성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 자신의 장점이나 자랑을 끝도 없이 늘어놓기 시작한다. 사실 누군가에게 말을 많이 한다는 것 자체가 인정을 받기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인이 원하는 상대의 리액션이 없으니까 그것을 얻기 위해서 계속해서 점점 더 힘을 잔뜩 준 채로 헛스윙을 연발한다. 이런 식의 대화는 결국 ‘나는 알맹이는 없고 껍데기일 뿐이에요.’를 확인시키는 과정에 불과하다. 그래서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말을 아끼는 편이 훨씬 본인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 도움이 된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 더, 무엇이든 질문을 통해 상대에게 관심을 표현하라. 그것이 상대로부터 인정받는 가장 빠른 길이다. 말이 없는 사람은 나름의 카리스마를 풍길 순 있어도 소통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말을 아끼는 와중에도 질문을 위주로 하는 대화는 누구에게든 환영을 받는다. 질문을 통해 관심을 확인한 상대는 나에 대한 눈빛부터 달라진다. 굳이 부지런히 SNS에 사진과 글을 통해 ‘댓글’과 ‘좋아요’를 기다리지 말자. 또한 질문을 하라고 해서 “요즘 어때?”, “요즘 뭐 재미있는 일 없어?”같은 막연하고 맥 빠지는 질문도 금물이다. 말과 SNS를 아끼고 주위 사람들을 조금만 관찰하자. 그럼 상대가 반색할만한 질문 거리는 차고 넘친다.


[1] 뮌하우젠 증후군(Münchausen syndrome)은 실제로는 앓고 있는 병이 없는데도 아프다고 거짓말을 일삼거나 자해를 하여 타인의 관심을 끌려는 정신질환을 말한다. 가장성 장애라고도 불린다.(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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